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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커피를 조금은 더 객관적인 환경 속에서 맛보기 위한 커핑(Cupping),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약속과 규정이 있습니다. SCA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물과 원두의 비율에서부터 커핑하는 공간의 크기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구체적인 부분에 대한 가이드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직접적인 커피 추출에 관여하는 조건에는 물과 원두의 비율, 커핑 용기의 규격, 추출수의 수질과 수온, 분쇄도, 로스팅 등이 있죠. 커핑에서의 온도 그리고 커핑볼 높은 온도의 물을 부어서 긴 시간을 추출하지만, 긴 추출 시간을 탓하며 커피 맛이 쓰다고 하지는 않죠. 바로 여기에는 커핑볼의 재질과 두께가 만들어내는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실온의 커핑볼에 원두를 담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커핑 용기 안에 담긴 현탁액은 짧은 시간 동안 높은 온도를 유..
TDS%와 EXT%를 열심히 측정하며 커피를 추출하다 보면 자연스레 만나게 되는 질문이 있습니다. '한 종류의 커피를 가지고 추출했는데, 다른 드리퍼를 사용하면 왜 다른 맛이 날까?'와 같은 질문말이죠. 같은 분쇄도의 원두를 서로 다른 드리퍼로 추출했다면 추출의 시간에 따라서 TDS%와 EXT%는 당연히 다를 것인데, 문제는 분쇄도를 달리 조절해서 서로 같은 TDS%와 EXT%가 나왔을 때죠. TDS가 모든 것이 아니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긴한데, 정작 정확한 원리를 남에게 설명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고의 범위를 조금 넓히면 납득 가능한 이유를 추정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지난해 '바리스타 허슬'이라는 웹사이트에서는 간이 실험을 유튜브로 재미있게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아직 못 보신 분은 먼저 ..
커피 추출에서 수율과 농도 체계는 오래 되었지만, 여전히 커피에서 가장 주요한 지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커피찾는남자의 에디터 역시 간헐적으로 진행하는 커피 브루잉 베이직 클래스를 통해서 수율과 농도의 조절에 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이것이 매우 효과적인 체계이지 때문인데요. 하지만 이와 동시에 수율과 농도가 커피의 전부가 아닌 것 역시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VST 등의 보편적인 농도계는 굴절 값을 이용한 농도의 대체 추정치입니다. 따라서 농도에 대한 정량적인 접근(많은지, 적은지)이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정성적(성분이나 성질이 어떠한지) 차원에서 밝힐 수 있는 도구는 아닙니다. 다시 말해 같은 원두를 사용해서 커피를 추출했는데, 농도와 수율이 같은 커피라고 할지라도 ..
커피의 맛은 분명 기호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특정 집단 안에서 선호가 집중되는 포괄적인 경향성이 어느 정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2017년 현재의 한국 커피 시장을 포괄적으로 봤을 때, 적어도 현재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라이트하게 로스팅한 커피가 생두의 개성을 잘 표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라이트 로스팅은 적어도 익지 않은 커피와 다를텐데요. 그것을 정확히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정의가 모호하다고 하더라도, 2010년 초반 한국의 로스터리 카페에 한바탕 라이트 로스팅 바람이 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흐름이 길게 이어지지 않으면서, 이제 라이트 로스팅은 누군가에게는 지나가는 트랜드로 여겨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17년에 저는, 다시 라이트 로스팅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물론 일..
2년 전 호주의 맷 퍼거와 세인트 알리팀이 한국에 와서 팝업카페와 세미나를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직 한국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VST 굴절계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세미나를 했는데 통역 등 몇 가지 문제로 후일담이 많았죠. 그 때 맷 퍼거 프리젠테이션의 제목은 'VST : WTF'였는데 아직까지도 WTF가 전문 용어 쯤 될거라고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VST 랑 대등한 형태로 제목이 써있다보니,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한국인이 오해할 소지가 있을지 모릅니다. 설마 'What The Fuck'는 아니겠지..라고 얘기하는 분을 여러 차례 만났는데요. 음..그게 맞아요. 블로그 등에 올라오는 번역을 봐도 오해하는 경우가 가끔 있더라구요. 내가 모르는 더 복잡하고 ..
3. 추출 환경의 변화와 도구의 발전 커피의 추출은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이 커피를 음용하는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활동입니다. 음용하기 위한 커피를 추출한다는 것은 결국 생두와 유통, 로스팅과 대중의 입 맛이 만들어내는 지향점의 균형을 만들어내는 활동이기 때문에 추출을 그 전 단계의 가치 사슬(Value Chain)에서 떼내어 독립적으로 이야기 할수는 없습니다. 다양한 추출 도구들의 발전은 한 잔의 커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1) 그라인더의 개선 그라인더는 에스프레소 머신보다도 큰 수준의 변화를 겪어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1960년대 사용하는 에스프레소 머신과 현대의 머신은 편의적인 면에서 많은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기능적으로 본질적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부분에서 놀랄만큼의 변화를 가져..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커피의 98% 이상은 물입니다. 1잔의 커피를 위해 20g의 커피를 사용한다면 커피가 가지는 강렬한 성분 중의 극소수가 물에 의해 추출되어서 그토록 진한 커피 향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커피 추출에 있어 수율은 20g의 커피 중 몇 g의 성분이 씻겨 나갔는가를 말하는 것이지, '20g의 커피를 200g의 물로 추출했다'는 레시피를 말하지 않습니다. 똑같이 20g의 원두와 200g의 물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수율은 추출 상황에 따라 저마다 다르기 마련입니다.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율의 커피를 판매하는 경향이 있는데, 상대적으로 유통되는 생두의 퀄리티가 좋지 않았던 것이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결점두가 포함되어 있거나 결점은 아니라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