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창업&컨설팅

커피숍 창업 3_하지 말아야 하는 7가지 이유

Coffee Explorer 2016. 1. 14. 17:31

합정역 인근 빌리프커피로스터스


이렇게 근사한 카페 하나 가지고 싶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하지만 이 글은 준비되지 않은 당신의 카페 창업을 가급적 말리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다. 


관련글

커피숍 창업 1_수익을 계산해봤더니

커피숍 창업 2_카페 창업 컨설턴트가 존재할 수 없는 이유


1.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세계적으로 기이한 수준

우리나라 비임금 근로자(자영업자) 비중은 1980년 52.8%에서 1996년 37.2%까지 낮아졌는데, 농림수산업 취업자가 계속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농림수산업을 빼고 보면, 비농 전산업의 취업자 중 비임금 근로자는 1992년 29.0%에서 2001년 31.0%(536만8천명)로 늘었다.[각주:1]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2013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중 4위다. 그리스(36.9%), 터키(35.9%), 멕시코(33.0%), 한국(27.4%), 이탈리아(25.0%) 순으로 대다순 선진국이 10% 수준으로 나타나는 것에 비해 크게 높은 비율이다. 그나마 그리스, 터키, 멕시코는 관광산업이 발달한 나라로서 한국과는 사정이 다르다면, 이런 나라를 제외하면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각주:2]


자영업자수가 많은 원인은 일자리 부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외환위기 이후 정리해고를 당한 이들이 생계형으로 슈퍼마켓, 치킨집, 피자가게 등을 열었다는 분석이 많다. 결과적으로 자영업자의 수가 1996년 241만명에서 2008년 473만 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각주:3] 보편적으로 높은 자영업자의 비중은 노동시장이 취약하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각주:4]


한국이 자영업 비율이 높고, 그중에서도 요식업과 소규모 판매업에 집중되는 이유에 대해 강인규 교수(펜실베니아주립대,베런드칼리지 교수, 언론학)는 '기초생활이 보장되지 않는 빈곤한 복지제도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각주:5]


정확한 원인이 무엇이든 딱히 자영업자를 위한 생태계가 좋지 않은 한국에 현재의 자영업자 비율은 매우 기이하다. 자영업이 어렵고 치열한 이유가 많은 사람들이 영세한 생계형 창업에서 경쟁을 하고 있음은 명확한 일이다. 결국 실업의 대안으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창업을 하게 된 것이다.




2. 자영업자들은 도소매업과 요식, 숙박업으로 몰린다.

특히나 커피숍을 창업 아이템으로 삼는 비율이 큰 이유는 무엇일까? '나도 커피숍이나 할까?'라고 생각해본 적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대답은 당신이 이미 가지고 있다. 조금 더 성의있게 대답을 하자면 쉬워 보이고, 재미있어 보있다. 덜 힘들어 보인다. 등등 그러나 현실은 가장 치열한 업종으로 나타난다.[각주:6] 12개 주요 도시 중 서울, 인천, 광주, 전북 전주, 춘천, 충북 청주 등 6곳에서 카페 생존율이 최하위.


물론 커피숍도 비즈니스 모델과 포지셔닝 영역에 따라 세부 분류를 해서 포화를 이야기해야 하지만, 준비 기간이 짧은 창업 준비자들이 높이게 되는 포지셔닝은 거기서 거기. 다들 몰렸다가 우루루 망했던 그 영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각주:7]

특히나 우리 나라에는 숙박 음식점업이 너무 많다.




3. 당신은 비교우위에서 어떤 경쟁력이 있는가?

한국에서 커피와 관련된 산업은 역사는 짧지만 근 10년 안에 고도로 집중해서 성장을 거듭해왔다. 특히나 세계 큐그레이더(생두감별사) 라이센스 소유자 중 42%가 한국인인 것을 보면 얼마나 한국인들이 이 영역에 몰입하고 있는지를 단순하게 나마 잘 보여주고 있다.[각주:8]


<집에서도 이 정도로 커피를 내려마신다면야 일단 당신의 열정은 인정할 수 밖에!>


"내가 해봤는데.."라고 이야기 할지 모르겠지만 커피업은 최근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빠른 속도로 나오면서 업계 전반에 변화가 빠르다. 2010년에 해본 카페 경험은 2016년 시장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험이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건물주'라고 하는 막강한 경쟁력을 제외하면 약간의 커피 지식, 카페 경험, 외식업 종사, 디자인 등등은 이미 남들도 왠만큼씩 다 가지고 있는 것이다. 친인척 중에 커피 잘 아는 사람이 없는 사람은 몇 이나 될까? 그것이 과연 당신만의 경쟁력일까?




4. 프랜차이즈와의 차별화는 어떻게?

조금 뜬다 싶은 프랜차이즈가 당신의 레이다망에 들어온 때는 이미 늦었다. 2015년에는 원두커피에 대해 중소기업 적합업종선정이 이루어졌다. 다만 이는 원두를 납품하는 B2B 거래에 한정되고 스타벅스 등의 커피전문점은 포함되지 않는다.


물론 왠만한 프랜차이즈들이 카페 비즈니스로 승승장구하던 시절은 저물어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특별한 당신만의 모델을 가진 커피숍이 아니라면 인근의 스타벅스나 대형 매장의 영향을 받기 마련. 잘 준비된 상태로 창업을 했기 때문에 다른 비즈니스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 좋으련만 대부분이 그렇지 못한 현실이 문제다.




5. 혹시 경영 해보셨나요?

적당히 돈이 있다면야 사실 커피숍을 만드는 것은 어찌 보면 쉬운 일이다. 부동산 계약, 인테리어 업체 선정/시공, 인력 고용, 판매 메뉴 및 세부 레시피와 물류 등을 순차적으로 풀어가면 커피숍을 만드는 것이야 누구나 할 수는 있다. 문제는 지속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가?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가? 등등 경영과 마케팅/브랜딩을 알아야 한다.


생각보다 커피숍 경영은 복합적이다. 전문적인 바리스타들로만 매장을 구성하기도 쉽지는 않고, 파트 타이머로 짜맞추자니 오너의 주업무는 인력 고용을 위한 채용 공고 올리기와 면접이 되버려서 전반적인 경영을 원활히 하기 쉽지 않다.


오픈빨로 어떻게든 손님들이 오기는 했는데 시간이 지나며 고객의 만족도가 떨어지며 매출이 오히려 하락하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떻게 해야할까?




6. 서비스업이 적성에 안 맞아요.

오너가 직접 매장에서 근무하지 않는 형태로 카페 창업을 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은 매장에서 근무하게 되는게 서비스업이 사실 만만치 않다. 서비스업이 적성에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당신의 착각인 경우가 많다. 젠틀, 세련된 손님 앞에서나 적성에 맞는 일이 서비스업. 일상에서 만나는 보통 손님들이 불친절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선의로 가득차 있지도 않다.




7. 열심히 버틴 5년, 흘러간 세월아-



카페 창업 5년 후 생존율은 26%다. 74%는 중도에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후회를 해왔다. 5년을 무사히 버틴 26%도 역시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물론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다양한 이유로 후회없이 행복과 만족을 누리는 사람이 있다. 문제는 그런 사람이 아주 소수라는 것. 그리고 5년이 지나서 살아남은 이들의 이후의 시간들은 아직 알지 못한다.




정리하며

2016년에도 한국 사회에서 카페를 창업하는 것은 쉬운 일인 것 같지 않다. 실업의 대안과 단순히 경쟁 사회 속에서의 피난 수준에 머무는 창업이 쉬이 생존할 만큼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래서 커피숍 창업은 가급적 말리고 싶다.


사회적으로는 파산자들을 위한 실업보험 등 사회 보장제도의 강화 등이 뒤따라야 하고, 보다 충분히 다양한 준비를 돕는 정부 차원의 창업 교육 기관과 전문가들이 준비되려면 아직 우리 사회가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다.




커피 자영업자가 직업으로서의 매력 뿐 아니라 새로운 소득 기회 창출을 위한 자발적인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이 글을 보는 대다수가 커피숍 창업에 대한 과하게 포장된 꿈들을 내려놓는게 무엇보다 필요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이 글을 작성했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런 간곡한 설득에도 불구하고 창업에 대한 꿈을 다진다. 그런 송곳과 같은 사람들이 분명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 중에 잘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러니 용기를 잃지 마시라고 마지막에 한 마디를 보태본다.


그러나 왠만하면 다니던 직장에서 쫓겨나기 전까지 버티시라-


P.S : 커피 관련 일들은 분명 재미있고 보람 있습니다. 이미 하고 하신 분들이라면 모두 힘내세요.^^


관련글 보기

커피숍 창업 1_수익을 계산해봤더니

커피숍 창업 2_카페 창업 컨설턴트가 존재할 수 없는 이유

커피숍 창업 4_창업에 대한 글은 다 거기서 거기다

---


'내 친구/부모님/남편이 커피숍 차리겠다는데 만나서 좀 말려주세요'라는 내용의 상담은 아래의 이메일로 상담하세요. 말림 성공율은 약 98% 입니다.


coffeexplorer@gmail.com


  1. http://legacy.h21.hani.co.kr/section-021011000/2004/12/021011000200412160539024.html [본문으로]
  2.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4468 [본문으로]
  3. 2010년 5월30일 자 <프레시안> [본문으로]
  4. http://www.economyinsigh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65 [본문으로]
  5.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56920 [본문으로]
  6. 안전행정부가 2014년 3월 10일 공개한 "전국 12개 도시의음식점 20개 업종에 대한 빅데이터 [본문으로]
  7. https://www.kdevelopedia.org/resource/view/04201504170137726.do#.VpdPb_mLSUk [본문으로]
  8. http://coffeexplorer.com/185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