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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커피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분이 커피 산지로 알려진 나라를 여행하실 때, 선물한다고 덜컥 원두를 사오지 마세요. 왜냐하면 맛이 없거든요. 커피 산지를 여행하는 커피업계 종사자가 가져오는 샘플을 제외하면 맛있는 커피를 만나는 것은 산업의 원리상 어려운 일입니다. 아쉽게도 현지에서 유통되는 커피 대부분은 수출용 커피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커피를 다루는 로스팅 기술도 뛰어나지 않은 편이죠. 거기서 마신 커피가 맛있었다면 대부분 여행이 주는 '느낌' 때문일 겁니다. 물론,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나 카페도 있으니 일반화할 수는 없죠. 예외적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많은 경우 현지에서의 원두 구입은 맛을 위해서 라기보다는, 로컬에서의 자본 순환이나 그냥 현지 기분이 나는 선물 구입 정도..
제주도에 베드 라디오(BED RADIO)라는 멋진 공간이 생겼습니다. 베드 라디오는 숙박 시설과 라운지 카페 겸 펍을 보유한 브랜드 호스텔입니다. 숙박(Bed)을 통해서 소통하고, 로컬의 경험을 전달(Radio)하기 원하는 브랜드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1호점인 동문점은 동문여관을 리모델링해서 만들어졌고, 2호점 역시 2019년 하반기에 오픈 예정입니다. 베드 라디오에서는 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로컬 교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용담 해안로 러닝, 산지천 롱보드, 동문야시장 투어, 흑돼지 소셜 다이닝 등. 제주의 기존 게스트 하우스는 투숙객들끼리 특유의 술문화 때문에 몇 건의 사고 있기도 했었죠. 베드 라디오와 함께 좀 더 건전하지만 재미있고, 안전하지만 힙한 여행을 즐기실 수 있기를. 위치는..
아침 이른 시간 잠에서 깼다. 최근 몇 일 동안의 지방 출장과 워크샵, 그리고 또 몇 가지 일들로 인해 몸은 상당히 피곤한 상태였지만 출국하기 적당한 시간에 잠에서 깨는 것 쯤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 준비 못한 짐을 정리해서 집을 나섰다. 그리고 공항선 열차가 운행하는 홍대입구로 향했다. 홍대입구 역에 내려 공항선을 탑승하러 내려갔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공항선을 타러 내려 갈 때는 엘리베이터가 편하다. 알림판을 바라보며 열차를 기다렸다. 초록색으로 표시된 열차가 보이고 그 뒤로 붉은색 열차가 들어오는게 보였다. 급행 열차였던 것이다. 당연히 급행을 타야지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열차 한 대가 정차했다가 지나갔다. 그런데 무슨 일일까 잠시 정신을 놓은 사이 알림판에 분명히 보이던 붉은 열차..
커피찾는남자 2013년 최고의 순간들 2013년은 몹시나 흥미진진했던 한 해였는데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2013년 최고의 순간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봅니다. 아래에 소개한 시간들 중 일부는 2012년 12월에 있었던 일인데요. 제가 2012년 12월에 여행을 출발해서 3월에 돌아왔다보니 2012년 12월에 있었던 사건들을 이번에 함께 회고하게 되네요. 10. 3174km 중국 종단 열차 먼저 기억에 남는 순간은 중국 종단 열차에서 보낸 시간입니다. 인천에서 북경으로 비행기 이동 후 기차를 타고 중국을 종단해서 쿤밍(곤명)으로 넘어갔었는데요. 중국의 열차라서 큰 낭만이 있지는 않았네요. 그래도 밤에 보드카 한 잔을 마시고 2층 칸에서 잠을 청하던 순간들, 멍하니 창 밖을 보며 몇 일을 깊이 생각하는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