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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찾는남자 / Coffee Explorer
책이나 기사가 말하는 이야기에 현장성이 없어 보일 때가 있습니다. 저도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며 그런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요. 때로는 저의 글이 그렇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과거 아프리카를 여행하며 그곳에서 상당한 시간을 살았던 사람들과 대화했던 때가 기억납니다. 그들 대부분은 인생에서의 귀중한 경험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아프리카를 매우 잘 안다.'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라는 느낌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아프리카라는 흔치 않은 대륙에 자신이 살고있다는 경험의 특수성이 오히려 '아프리카를 왜곡되게 이해하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몇 년 전 광화문의 촛불 집회를 두고 광화문에서 직장 생활하던 사람들이 "내가 매일 보니깐 잘 아는데-"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커피의 맛은 분명 기호의 영역입니다. 하지만 특정 집단 안에서 선호가 집중되는 포괄적인 경향성이 어느 정도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저는 2017년 현재의 한국 커피 시장을 포괄적으로 봤을 때, 적어도 현재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라이트하게 로스팅한 커피가 생두의 개성을 잘 표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라이트 로스팅은 적어도 익지 않은 커피와 다를텐데요. 그것을 정확히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정의가 모호하다고 하더라도, 2010년 초반 한국의 로스터리 카페에 한바탕 라이트 로스팅 바람이 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흐름이 길게 이어지지 않으면서, 이제 라이트 로스팅은 누군가에게는 지나가는 트랜드로 여겨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17년에 저는, 다시 라이트 로스팅을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물론 일..
'세계의 커피 트렌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커피' WCE(World Coffee Event)가 주최하는 세계 바리스타에 한국의 국가 대표로 선발된 바리스타 챔피언들에 대한 인터뷰입니다. 그 중 KNBC(Korea National Barista Championship)는 가장 상징적인 대회인 WBC에 출전하는 자격을 얻는 대회다 보니, 각 종목의 챔피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게 되는데요. 2017 KNBC 챔피언 방준배 바리스타(안드레아 플러스 소속)를 소개합니다. 음악에서는 보이지 않던 길이 커피에서 보였다 사실 저는 음악을 공부하다가 돈이 없어서 아르바이트로 카페에서 일을 시작했는데요. 음악에서는 쉬이 보이지 않았던 길이, 커피와 관련된 일을 하면서는 어느 정도 그 방향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커피'라는 하나의 단어에는 다양한 뜻이 있습니다. 한 잔의 음료를 뜻하기도 하지만 그 음료를 구성하는 원료 역시 커피라고 부릅니다. 물론 더 세부적으로 생두와 원두로 이를 구분하긴 하는데요. '날 생'자를 쓰는 생두(生豆)와 '근원 원'자를 원두(原豆)에는 공통적으로 콩 두자가 사용됩니다. 영어로 보더라도 마찬가지인데요. 한 잔의 음료를 두고 'Coffee'라고 부르지만, 생두는 Green bean, 원두는 Roasted Bean라고 부릅니다. 역시나 한국어의 콩을 뜻하는 Bean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애초에 커피가 서양에서 넘어온 것이다 보니 영문식 표기를 번역해서 생두와 원두로 부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커피가 콩이 아니라 커피나무 열매의 씨앗이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일텐데요. Coffee S..
“이 커피에서 안 좋은 냄새가 나요.” 언젠가 제 팝업카페에 와서 이야기해준 손님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아무 말 없이 잘 드셨는데 말이죠. 사실 팝업카페를 준비하면서 제조사에 냄새가 나지 않는 종이컵을 특별히 요청해서 배송받았었습니다. 그리고 행사 첫날에 사용했던 컵에 전혀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둘째 날에 사용하는 종이컵에도 문제가 없을 줄 알았죠. 그러나 종이컵의 제조 라인이 달랐던지 그 외 다른 이유 때문인지, 종이컵 냄새(코팅+펄프 냄새로 추정하는)가 심하게 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향에는 상당히 예민하다고 생각했던 저에게, 그 손님의 지적은 처음에는 당황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럴 리가 없는데요.”라고 말하기 전에 커피의 맛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손님의 ..
앞 선 글에서 미분에 대한 관점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드렸는데요. 사실 제가 소개했던 논문의 주제는 커피 분쇄에 있어서 생두의 산지와 온도의 영향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미분에 대한 소개를 충분히 하기 위해서 온도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었는데요. 이번 글에서는 온도에 따른 분쇄도의 차이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해당 글을 아직 보지 못한 분은 그 글을 먼저 읽고, 이 글로 돌아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커피 논문, 미분이 커피 추출의 주역이었을까? 원두의 온도바리스타들은 그라인딩을 하면서 외부의 온도나 습도, 사용하는 원두에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에스프레소 추출이 상당히 큰 폭으로 변화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겁니다. 이를 두고 10년 전 만해도 대부..
생두 역시 보관이 중요한 문제이지만, 로스팅 이후 급속하게 신선도를 잃는 원두의 보관은 커피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이슈입니다. 보관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보관의 목표가 무엇인지 부터 되짚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글은 Espresso Coffee (The Chemistry Of Quality)의 6장. 보관 및 포장(Chapter 6.1 PHYSICAL AND CHEMICAL CHANGES OF ROASTED COFFEE DURING STORAGE)의 내용들을 소개하면서, 저의 생각들을 보태려고 합니다. 이 글을 먼저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커피, 로스팅 이후 숙성(ageing)을 통한 향미의 변화 보관의 목표 Espresso Coffee 는 커피의 보관 과정에서 중요한 화학적, 물리적 변화를 겪..
대부분, 커피는 로스팅 직후에 추출하기 보다는 일정 시간 이후에 사용하는 편인데요. 로스팅에서 발생한 가스가 추출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숙성이 되지 않아서 원하는 향미를 얻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Espresso Coffee (The Chemistry Of Quality)라는 책에서는 보관과 포장을 다루는 챕터(6장) 서두에는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사실, 로스팅 과정에서 높은 온도와 낮은 수분 활성도로 인해 효소와 미생물로 인한 부패는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커피는 보관 과정에서 중요한 화학적/물리적 변화를 겪는데, 이것은 음료의 품질과 추출 용인성에 큰 영향을 준다. 이러한 일들은 로스팅한 커피의 노화(staling)로 인해 일어나지만, 숙성(ageing)이라고 불리는 과정 역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