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커피와 로스팅

S7 Pro X, 새로운 머신의 기본 특성/화력 파악하기

Coffee Explorer 2019. 8. 29. 15:39

새로운 로스팅 머신을 만나면 여러분은 어떤 식으로 그 머신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응해나가시나요? 오늘 다룰 스트롱홀드 S7 Pro X는 사실 저에게도 익숙지 않은 머신입니다. 제가 새로운 머신을 만나면 어떤 식으로 파악해가는지를 보여드리면서 S7 Pro X의 특징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1. 첫 로스팅, 그리고 표면 온도 정보의 관찰

새로운 머신을 만나면 처음 해보는 테스트는 화력의 강도 및 온도 기준에 대한 파악입니다. 저도 S7 Pro X로는 로스팅을 많이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대략적인 화력을 예측해서 8/8/3/8 (열풍/할로겐/드럼표면/교반)로스팅을 했습니다. (투입량은 모든 배치에서 800g으로 동일)

 

1) 전체 로스팅의 흐름 살펴보기

- 컬러트랙 77.16 / 아그트론 29.52

 

1차 크랙이 8분대에 제 기준에서는 약간 느리지만 보편적인 프로파일에 속하는 로스팅이 진행되었습니다. 1차 크랙에 이어 2차 크랙까지 화력 변화 없이 크랙 온도와 타이밍을 확인했습니다.

 

1차 크랙은  온도는 내부 온도 182℃, 표면 온도 206에 일어났고, 2차 크랙은 약 10분 40초, 내부온도 200, 표면 온도 230에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2. 좀 더 빠른 로스팅으로 화력과 특성 파악

첫 배치 로스팅을 통해 대략적으로 적정한 화력을 파악했지만, 화력의 단계가 어느 정도의 시간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정도인지는 아직 모르기 때문에 적절히 화력을 조절하고, 그것이 총 로스팅 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합니다. 물론 저는 스트롱홀드 S7 Pro 유저이기 때문에, 대략적으로는 이미 알고 있던 부분입니다.

 

2) 좀 더 빠른 로스팅에서 일어나는 변화 확인

- 컬러트랙 72.62 / 아그트론 33.15

 

이번에는 10/10/3/8의 화력으로 6분 초반에 1차 크랙이 오도록 조금 더 빠른 로스팅을 진행해봤습니다. 1차 크랙이 일어나는 6분에서 6분 40여 초에 정점에 달하는 표면 온도 ROR 변화 관측 가능했는데요. 그 이후에 화력 변화가 없었을 때는 표면 온도 기준으로 로스팅이 몹시 가속화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표면 온도를 기준으로 하는 ROR에서는 이런 작은 변화들이 선명하게 도드라졌지만, 기존의 ROR 곡선에서는 선명하게 보이지 않고 어느 정도의 짐작은 가능해보입니다.

 

3. 로스팅 중 화력 조절로 ROR 보정하기

앞선 배치의 프로파일에서 1차 크랙 전후의 솟아 나온 봉우리 모양의 ROR을 완만하게 하고, 로스팅 후반의 ROR도 치솟지 않게 하려고 1차 크랙 약간 전에 화력을 조절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3) 완만한 ROR을 만들기 위한 화력과 조절 타이밍 확인

- 컬러트랙 61.49 / 아그트론 42.03

 

4분 45초/표면 온도 185 지점에 화력을 8/8/3/8로 미리 조절했더니, ROR은 상당히 완만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질문들을 스스로 던져보시면 로스팅 공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솟아 나온 봉우리 모양의 ROR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 이때 화력에 변화를 준다면 어떤 의도와 목적으로 해야 할까요?

* 로스팅 후반의 ROR이 치솟지 않게 한 의도는 무엇일까요?

* 로스팅 후반의 ROR을 높인다면 어떤 의도일까요?

 

4. 시음할 비교군 로스팅하기

지금까지의 로스팅은 기계의 화력과 특성들을 확인하는 작업이었다고 하면, 다음부터는 맛을 보기 위한 작업을 합니다.

 

2) 배치를 참고해서 다시 로스팅했습니다. 2) 배치 커피는 표면 온도 기준 250℃에 배출했기 때문에 로스팅 컬러도 어둡고, 제가 일반적으로 맛보는 브루잉 방식에 적정하지 않은 커피였습니다. 이번에는 표면 온도 기준 230℃에서 배출해서 맛을 보기 위한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4) 화력 변화없이 적정 수준에서 배출하기

- 컬러트랙 60.34 / 아그트론 42.95

 

저에게는 약간 어두운 느낌이 드는 커피였지만, 대략적으로 로스팅 머신의 특성을 파악하고 생두의 특성을 살리는 로스팅이 되었다는 판단했습니다. 이어서 스트롱홀드 S7 Pro X에서만 볼 수 있는 표면 온도와 표면 온도 기준의 ROR 정도를 토대로, 기존보다 좀 더 섬세한 로스팅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ROR 보정 후 시음할 커피

표면 온도 ROR을 기준으로 1차 크랙 전후의 변동하는 ROR 곡선을 보정하면 커피 맛에서 어느 정도의 차이가 나는지를 테스트해보고 싶었습니다.

 

5) 앞선 배치를 참고해서 ROR을 안정적으로 만든 후 배출

- 컬러트랙 64.30 / 아그트론 39.79

 

4) 배치를 참고해 로스팅하면서 화력 조절로 1차 크랙 직후 요동치는 ROR의 안정화시키고, 표면 온도를 4) 배치에 맞춰서 230 배출했습니다. 4) 배치와 같은 표면 온도에서 배출했지만 로스팅 시간이 약 20초가 길어지면서 새로운 변수가 되었습니다.

 

화력을 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20초의 로스팅 시간이 갖는 의미는 상당히 컸습니다. 컬러트랙으로 4 정도의 차이가 만들어질지는 몰랐습니다. 다시 한번 로스팅한다면 지금의 로스팅 프로파일을 유지하면서, 배출 시간은 7분 10초 후반 정도로 설정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어느 정도 비슷한 색도를 가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3) 4) 5) 배치 로스팅을 동일선에 올려두고 비교하기에는 색도 차이가 꽤 큰 편입니다. 오히려 3) 4) 배치의 경우가 그나마 적은 차이를 가지고 있는데요. 너무 섬세한 맛 변별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습니다. 3) 배치보다는 4) 배치가 좀 더 복합적인 느낌이었고, 5) 배치는 확실히 조금 더 어둡게 로스팅되었다는 느낌을 대다수의 사람이 인지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 컬러트랙 61.49 / 아그트론 42.03 (3배치)

- 컬러트랙 60.34 / 아그트론 42.95 (4배치)

- 컬러트랙 64.30 / 아그트론 39.79 (5배치)

 

6. 자유 로스팅

6) 초반에 최대 화력 공급 후 급격히 ROR을 낮추는 프로파일

- 컬러트랙 53.34 / 아그트론 48.53

 

지금까지 파악한 로스팅 머신/화력 등의 특성을 고려해서 자유롭게 로스팅을 해봤습니다. 대략적인 화력 조절에 대한 이해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자신 있게 로스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상당히 밝은 색상으로 로스팅이 완료되었습니다.

 

사실 관능적으로는 덜 익은 곡물의 느낌이 부정적으로 다가왔는데요. 좀 더 좋은 생두를 로스팅했더라면 더 나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정리하며

새로운 로스팅 머신을 만나서 진행하는 기본적인 로스팅 테스트 작업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기존의 내부 온도 기준의 ROR에 비해 원두 표면 온도를 이용한 ROR이 훨씬 섬세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칫 너무 예민하게 ROR의 변화에 주목하게 되기도 했지만, 전문가를 지향하는 로스터에게는 큰 도움이 되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S7 Pro X 사용자들은 대부분 내부 온도보다는 표면 온도를 중심으로 모니터링하면서 로스팅한다고 합니다.

 

S7 Pro X는 올해 KCRC(Korea Coffee Roasting Championship) 예선전 공식 로스팅 머신입니다. 그래서 대회에 출전하는 로스터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실텐데요. 아직 S7 Pro X를 다뤄보지 못한 분에게 이런 정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커피익스플로러(Coffee Explorer)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