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커피와 로스팅

스트롱홀드 : 생산성을 높이는 로스팅 방법

Coffee Explorer 2018. 8. 20. 02:01

로스팅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이왕이면 같은 시간 같은 장비를 사용해서 더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 품질 관리나 다른 업무에 그만큼의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니깐요.


생산성을 충분히 고려해서 로스팅하게 되면 로스팅 시간을 상당하게 단축시킬 수 있는데요. 경우에 따라서는 로스팅에 걸리는 시간이 2-3배까지 차이가 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기본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일 것 같습니다. 해당 내용들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배치당 투입량을 늘린다.

2) 더 빠르게 로스팅한다.

3) 투입 대기 시간을 단축한다.




1. 배치당 투입량 증가


배치당 투입량을 증가시키는 것은 생산성 향상에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한 배치에 500g이나 850g을 투입하게 되면 로스팅 후에 생산된 원두의 양은 각각 약 400g과 680g이 되는데, 이는 상당히 큰 차이죠. 한 번에 8배치를 로스팅하는 곳이라면 생산된 원두의 총량은 3.2kg와 5.4kg 수준으로, 배치가 늘어날수록 차이는 더 벌어질 겁니다.


물론 단순하게 배치당 투입량만 늘리게 되면 로스팅 시간이 자연스럽게 길어집니다. 같은 화력을 공급했을 경우에는 로스팅 시간이 길어지면서 원두의 향미에도 영향을 주는데요. 대부분은 투입량을 늘리고 나서 로스팅 속도를 더 빠르게 하기 위해 더 강한 화력을 공급할겁니다


만일에 로스팅 머신의 설계된 용량에 비해서 너무 많은 생두를 투입하게 되면 더 강한 화력을 공급한다고 해도 만족스러운 로스팅을 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로스팅 머신이 가지고 있는 균형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인데요. 가급적 투입량에 대해서는 제조사의 권장 투입량을 지키는 편이 안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이유로 스트롱홀드 S7에서 제가 최대로 투입하는 생두는 850g입니다.


예를 들어 투입량 500g에 화력 8/7을 기본으로 로스팅하다가 1차 크랙 직전에 7/6로 조정했다면, 850g 투입 상황에서는 10/9을 기본으로 로스팅하다가 같은 타이밍에 9/8 정도로 낮추는 것처럼 전체적으로 더 강한 화력을 공급해서 총 로스팅 시간이 비슷해지도록 조절해야합니다. (최대화력을 사용하는 것도 무방함)




2. 더 빠른 로스팅


더 빠른 로스팅을 위해 로스팅 중에 더 강한 화력을 공급하거나 때에 따라서는 투입 온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연속으로 8배치 로스팅을 한다고 했을 경우, 13분대에 로스팅하면 걸리는 총 시간은 단순 계산으로 104분인데요. 만일 로스팅 시간을 9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면 걸리는 총 시간은 72분이 되겠죠.


<9분과 13분대 정도에 완료한 로스팅 프로파일>


물론 13분과 9분대의 로스팅에서 만들어진 원두의 관능적인 부분은 상당히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생산성을 위해 빠르게 로스팅하라고 조언할 수는 없겠죠. 그러나 해보지 않고 기존의 방식을 유지하는 것보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시기를 저는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대부분의 생두는 굳이 투입 온도를 높이지 않아도 화력 조절 만으로 원하는 시간 안에 로스팅이 가능한데요. 저는 화력 조절만으로 원하는 로스팅 시간 안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그때 투입 온도를 조금 더 높이는 방향으로 조절하는 편입니다.




3. 투입 대기 시간 단축


배치 간 간격을 줄이는 것도 생산성에서는 중요합니다. 스트롱홀드 S7은 1배치 로스팅 이후 재투입을 위해 투입온도를 자동으로 맞춰 주는데요.


한 번에 연속으로 8 배치를 로스팅하는 곳에서 투입온도 조절에 15분 걸리면 총 1시간 45분을 대기하는데 사용하는 것이죠. 만일 이 시간을 5분으로 단축하면 예열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은 35분으로 줄어듭니다. 총 1시간 이상을 줄일 수 있는 것이죠.


연속 배치에서의 투입 대기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은 로스팅 프로파일에서 할로겐 열원의 사용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할로겐 열원은 스트롱홀드 S9의 드럼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면서 타워드럼 온도 변화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인데요. 드럼 내부 공기의 온도변화는 비교적 빠르지만, 타워드럼 자체의 온도는 더디게 변화하는 편입니다.


연속 배치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로스팅 완료 시점의 타워드럼 온도가 다음 배치 타워드럼의 투입 온도와 큰 차이가 없어야 합니다.




위의 프로파일을 참고해보면 될 것 같은데요. 투입온도 170/165로 시작한 로스팅인데, 완료 시점에서 드럼의 온도는 160도를 가르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시 170/165의 투입온도로 금방 예열이 완료되어 다음 배치 로스팅을 금방 시작할 수 있습니다.




4. 정리하며


극단적인 비교를 한번 해볼까요?


- 가장 생산성이 높은 방법

850g 기준 8배치(총 6.8kg)를 로스팅하는데 걸리는 총 시간 = 107분

로스팅 시간 9분 x 8 = 72분

투입 대기 시간 5분 x 7 = 35분


- 가장 생산성이 낮은 방법

500g 기준 13배치(총 6.5kg)를 로스팅하는데 걸리는 총 시간 =  349분

로스팅 시간 13분 x 13 = 169분

투입 대기 시간 15분 x 12 = 180분


이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생산성을 고려해서 최적화한 로스팅 작업은 그렇지 못한 경우와 비교해서, 총 작업 시간에서 아주 큰 차이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로스팅은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봅니다. 가급적 생산 자체에 사용하는 시간보다는 품질 관리 및 연구 개발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로스팅 생산성을 더 높이는데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글 : 커피찾는남자(Coffee Explorer)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