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커피와 로스팅

스트롱홀드 : 에스프레소를 위한 기본 로스팅

Coffee Explorer 2018. 6. 29. 02:04

1. 에스프레소를 위한 로스팅의 기본 루틴



1)  빠른 로스팅

저는 새로운 커피를 로스팅할 때 우선 가능한 빠르게 로스팅합니다. 물론 빠른 로스팅이 모든 면에서 최고의 방법은 아닙니다. 상미기간이 짧아지거나 여타 다른 단점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스페셜티커피의 개성을 도드라지게 만들어서 생두를 확인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빠른 열공급으로 인해서 간혹 티핑 등의 로스팅 결점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티핑은 '너무 빠른 열공급'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드럼을 통해 전도 방식으로 원두에 불균일하게 열이 전달될 때, 생두의 모서리 부위가 지속적으로 열을 많이 받아서 부분적 오버 로스팅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스트롱홀드 S7은 열풍을 주요한 열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아무리 빨리 로스팅해도 티핑 결점이 잘 생기지 않는 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스트롱홀드를 사용해서 로스팅 하면서 최대 화력을 자주 사용하는 편입니다.



2) 화력 조절

로스팅 중에 여러 가지 목적으로 화력을 조금씩 약하게 조절합니다. 그 목적에는 로스팅 후반부 드럼 온도가 과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나, 1차 크랙 전후 배출 포인트를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이 포함됩니다.



3) 배출 포인트

에스프레소를 위한 로스팅임을 감안하지만 가급적 낮은 온도에서 배출합니다. 해당 생두가 에스프레소에서 어떤 정도의 맛과 향을 보여주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서 인데요. 샘플 로스팅과 커핑에서 이미 테스트를 해봤다고 하더라도 에스프레소를 위한 로스팅에서는 생두의 자질에 대해 다시 한번 평가가 필요합니다.


간혹 커핑에서 가장 좋았던 커피가 에스프레소를 위한 로스팅에서는 오히려 잠재력이 부족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4) 에스프레소 테스트 및 색도 측정

로스팅 배출 후 쿨링이 된 원두를 에스프레소로 추출해서 맛을 봅니다. 로스팅 직후에는 원두 내부에 많은 양의 가스가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추출도 어렵고 맛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만, 로스팅 배출 포인트가 적당 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색도 측정도 함께 실시해서 다음 번 배치 혹은 기존의 샘플과 비교해봅니다.



5) 2차 로스팅


너무 과한 신맛이나 설익은 것으로 느껴지는 맛 등으로 인해 배출 포인트가 적절하지 않았다고 판단하면 비슷한 패턴으로 다시 로스팅하면서 배출 온도만 조금 높입니다. 생두 자체의 품질의 조금 좋지 않거나 단맛과 좀 더 묵직한 바디를 원할 때에서 배출 온도를 조금 더 올립니다.


결점이 발생하거나, 원두에서 덜 익거나 과하게 익은 조직이 있는 경우, 로스팅 속도나 세부 프로파일을 수정합니다.




2. 콜롬비아 실제 로스팅


1) 생두/프로파일 설명



스트롱홀드 S7을 사용한 실제 에스프레소 로스팅 프로파일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오늘 로스팅에 사용할 생두는 알마씨엘로가 수입한 콜롬비아 라 프란시아(Colombia La Francia)입니다. 재배고도는 1,700~1,800m, 수분 12.2%, 밀도 803g/L로 상당히 밀도가 높고 수분도 높은 상태입니다.


기본 예열 온도에 850g 투입, 10분 전후로 로스팅 완료 (S7 Pro의 경우 교반속도 8 고정)하는 것이 목표인데요. 투입량을 850g으로 설정한 것은 최대한 생산량을 늘려서, 생산에 긴 시간을 쓰는 로스터들의 업무 시간을 줄여주기 위해서 입니다.


투입 시의 화력은 10/10(열풍/할로겐)으로 최대 상태입니다. 투입량이 많기도 하지만 가급적 빠르게 로스팅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140도를 지날 때 10/8로 할로겐을 약간 줄였습니다. 가만히 두게되면 로스팅 후반부에 드럼 온도가 과하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150도 부근에서는 1차 크랙과 발열 반응 단계에서 일어나는 급격한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서 미리 열풍 강도를 낮춰서 8/8로 화력을 조절했습니다.


165도 부근에서 다시 한번 열풍을 조절해서 7/8로 로스팅 완료 시까지 유지합니다. 생두의 종류와 취향 등에 따라 176~190도 사이에서 배출합니다. 제가 제시한 배출 온도 내에서 조금 낮은 온도에 배출하는 경우 화력 조절 시점(온도)을 조금 더 낮은 온도에서 조절하셔도 됩니다.


사실 대부분의 생두는 아래에 나와있는 방식만 따라서 로스팅해도 충분히 먹음직한 상태로 로스팅 될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요약

투입 10/10 (최대 속도를 위한 강한 화력)

140도 10/8 (드럼 온도 상승 억제를 위한 조절)

150도 8/8 (1차 크랙 전 로스팅 속도 조절)

165도 7/8 (배출 포인트를 놓치지 않기 위한 조절)

176-188도 배출 (생두의 종류나 취향에 따라 200도 내에서 완료)



2) 실제 프로파일


콜롬비아 로스팅 배치 1 (184도 배출)




콜롬비아 로스팅 배치 2 (186도 배출)




콜롬비아 로스팅 배치 3 (188도 배출)




3) 에스프레소 테이스팅


<에스프레스 추출 프로파일>


디센트 에스프레소 머신 (DE1Pro)과 Heycafe HC-880 그라인더를 이용해서 동일하게 에스프레소를 추출했습니다.


수입사의 커핑 노트에는 밀크 초콜릿, 갈색 설탕, 아몬드, 바닐라, 헤이즐넛, 자두의 표현이 적혀 있었습니다. 거의 동일한 프로파일 추출이긴 하지만 배출온도에 따라 산미가 가장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당연히 1번 배치가 가장 강한 산미를 가졌고 그 다음은 2, 3번 배치 순서였습니다. 1번 배치에서는 산미와 함께 자두와 아몬드, 브라운 슈가의 느낌이 어우러졌다면, 2번 배치에서는 다양한 견과류의 느낌이, 3번 배치에서는 밀크 초콜릿의 느낌이 더 나타났습니다.


추출 세팅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야 있겠지만 3번 프로파일에서도 약간의 산미가 느껴졌으니, 산미를 더 감추고 싶은 로스터라면 배출 온도를 190-192도까지 높이는 것을 권할 것 같습니다. 물론 추출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는 충분히 제어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3. 정리하며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스트롱홀드 S7 을 이용한 에스프레소 로스팅은 참 수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로스팅에서 생두 외관에서 관찰할 수 있는 큰 결점이 잘 안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추출 이후 느껴지는 맛도 대부분의 경우에서 좋은 편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가 기본적으로 잡아둔 에스프레소를 위한 로스팅의 프로파일과 일종의 루틴을 보여드렸는데요. 앞으로 다양한 생두를 다루면서 필요한 최소한의 프로파일 변화에 대해서도 더 공부하며 찾아가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