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이야기

커피 맛을 잘 느끼는 7가지 Tip

Coffee Explorer 2016. 4. 19. 01:14

"나는 막입이라서 커피 맛을 잘 몰라"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글은 작성되었습니다. ^^





Daum 메인을 통해 소개되었습니다.




0. 시작하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커피 맛을 전혀 분별하지 못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1990년대의 원두 커피들은 극소수의 로스팅 매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가향 커피(Flavored Coffee, 헤이즐넛 등의 향을 입힌 것)였기 때문에 향으로 명확한 구별이 가능했었죠. 그러나 2000년대, 본격적인 핸드드립 매장들을 방문해서 커피를 마셔보면 다른 커피를 주문해도 다 같은 맛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놈이 그 놈 같은 커피였죠/


추정하건데 아마도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1) 한국에 유통되던 좋지 않은 생두의 상태

2) 이를 가리기 위한 높은 로스팅 포인트

3) 일본식 커피를 그대로 받아들인 커피의 농도


그렇기 때문에 메뉴판에 써있는 다양한 커피 맛에 대한 표현을 보고 주문을 해도, 막상 나온 커피의 맛은 별반 차이없이 나무와 흙과 같은 어두운 느낌인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었죠. 그 시기에 원두 커피를 처음 접한 사람들 대부분은 '나는 막입이다'를 외치며 커피라는 신문물(?)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겁니다.






'커피는 원래 쓰다'라는 표현은 원산지를 구조적으로 착취하던 커피 산업의 태생적 한계와 원죄를 고발 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표현에 쉬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던 것은 쓴맛만 가득했던 당시의 커피 대부분이 가졌던 맛 때문이기도 했을 겁니다. 시간이 지나며 스타벅스를 비롯한 외국계 커피 회사와 그 뒤를 따르던 한국계 커피 회사들이 만들어낸 커피 공간과 아메리카노에 사람들이 익숙해지면서 부터, 한국에서도 커피 맛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만들어질 기반이 준비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과거에는 여러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고 현재는 다르죠. 충분히 커피는 서로 다른 맛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커피 맛을 잘 느끼는 꿀팁을 한 번 시작해보죠.











뜨거운 커피는 그 온도 덕분에 물이 증발하고 분자가 왕성히 운동하면서 활발하게 향을 발산합니다. 하지만 막상 먹어보면 다양한 맛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피 인사이드'라는 책(p292/초판)에는 다음과 같이 온도에 따른 맛의 변화를 도표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도표는 7-42도 사이에서의 변화만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커피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40-70도 사이에서의 맛의 변화기 때문입니다. 도표의 내용에 대해서도 완전히 수긍이 되지는 않는데 구체적인 근거를 같이 제시하고 있지 않아서 더 찾아보기는 어렵네요.


그렇지만 온도에 따른 맛의 변화는 매우 분명한 사실이며 70도 이상의 온도에서는 혀에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맛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온도가 식으면서 신맛의 변별력이 높아지면서 단맛을 내는 성분과의 상승 작용으로 신맛이 더욱 분명해집니다. 


SCAA의 과학 기술부 디렉터 조셉 A. 리베라(Joseph A. Rivera)는 유기산의 재조명(Organic Acids Revisited)를 통해 커피의 온도가 낮아지면서 퀴니드가 퀸산으로 재변환하는 반응에 의해 산도가 증가하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커피의 산미를 설명하면서 매우 중요한 페놀산은 퀸산과 커피산으로 분해되는 클로로겐산(CGA)인데, 이 때 퀸산이 이성체화를 통해 퀴니드를 형성하고 퀴니드가 다시 퀸산으로 가수 분해를 통해 커피의 전체적 산미를 높이게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로스트매거진 2015년 6월호 中)


매우 간단히 정리하자면 온도에 따른 미각 변별력 변화와 커피 성분의 변화로 인해 커피 맛은 변화하게 된다는 것이죠.






1번의 내용을 보고 내려오신 거라면 아이스 커피에서 맛의 변별력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실 것 같습니다. 온도가 낮아지고 향기 성분을 가진 분자들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고유의 향을 강하게 느끼기 어렵습니다. 가능하다면 커피는 따뜻하게 드시는 것이 다양한 맛과 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방법일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스 커피는 고유의 매력이 있는데요. 아이스 커피로 만들었을 때의 성분과 맛의 변화를 감안해서 잘 설계된 커피를 고민하는 곳도 분명 있을테니, 무조건 따뜻한 커피만을 고수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자연스럽게 다양한 커피를 즐겨주세요. ^^






가끔 음료를 맛 보는 습관이 독특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로 혀의 앞 부분을 사용해서 맛을 보고 그대로 목구멍 안으로 넘겨버리는 경우에 그런 일이 발생하는데요. 같은 커피가 나에게만 다른 밸런스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을수도 있답니다. 가급적 커피는 충분히 입 안에 머금어서 혀 전체에 커피가 닿게 해주세요.






맛을 느낄 수 있는 세포가 위치한 곳은 사람의 혀 뿐만이 아닙니다. 입 안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맛을 느낄 수 있지만 혀가 가장 예민한 것인데, 이런 이유 때문에 커피의 맛을 전문적으로 봐야하는 커핑(Cupping)의 경우에는 슬러핑(Slurping)이라는 방법을 통해 과장된 소리를 내며 커피를 맛보게 됩니다. 커피를 맛 볼 때 입을 분무기처럼 사용하면서 커피의 온도를 낮춤과 동시에 입 안 전체에 고루게 뿌려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커핑을 목적으로 모인 장소에서가 아니라면 자칫 예의에 어긋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인 카페에서 커피를 드신다면 삼가 하시는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시각장애가 있으신 분이 청각이 상대적으로 발달하는 경우가 많죠. 우리의 오감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너무 많은 감각이 동시에 자극을 받게되면 한 감각에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간혹 작은 소리를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며 눈을 감는 것 처럼, 커피의 맛을 볼 때도 눈을 살짝 감아 보세요. 좀 더 집중해서 맛을 보고 생각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맛에 대한 기억력과 분별력은 다릅니다. 기억력은 떨어져도 분별력은 보통 더 좋죠. 객관적으로 어제 마신 커피와 오늘 마신 커피를 기억에 의존해서 비교하는 것은 완벽히 불가능합니다. 어느 정도 커피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자기 나름의 방식을 통해서 커피를 기억하게 되는데요. 초기에는 되도록 한 자리에서 다양한 커피를 마셔보는 경험을 해보면 도움이 된답니다.


커피에 충분히 익숙해지고 나면 커피의 맛을 어느 정도 기억하고 비교할 수도 있게 된답니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맛의 종류는 5가지 밖에 없죠. 나머지 모든 관능적인 자극의 이유는 향기 성분으로 부터 기인합니다. 물론 일반적으로 우리는 '맛'이라는 단어 속에 포괄적으로 미각과 후각의 자극을 표현하는데요. 좀 더 자세히 맛에 대해 알아가기 원한다면 항상 맛과 향을 분리해서 접근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은 도움이 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커피 맛을 더 잘 느끼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도움이 되는 이야기 였다면 떠나시기 전에 아래의 ♡ 버튼을 눌러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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