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공간

서교동 빌리프커피로스터스, 도심 속의 거대 벙커

Coffee Explorer 2015. 5. 18. 18:47

합정역 인근 서교동에 새로운 핫 플레이스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미 소식을 들은지 한참이 지났는데 커피찾는남자의 방문이 너무 늦었죠?


사실 이번 방문은 커피찾는남자의 구독자분들과 함께 진행했습니다. 이왕하는 카페 구경(?)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보자는 거였죠. 저를 포함해서 4명의 인원이 빌리프커피로스터스를 함께 찾았답니다.







새로 문을 연 빌리프커피로스터스는 합정역 2번 출구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됩니다. 지하철 역에서 걸어서 5분 정도 거리고 찾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빨간 벽돌로 새로 지어진 건물의 한 쪽 모퉁이를 차지하고 있더군요. 나를 믿고 따라오라는 듯, 빌리프 커피의 로고가 방향을 안내해주고 있는데요. 화살표 따라 오른쪽으로 돌아가시면 안되고 왼쪽으로 가시면 정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바리스타 분들의 초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아주 절묘하게 사진의 구도를 잘랐습니다. 하하-

음료의 가격은 아메리카노는 4,500원부터, 브루잉(드립) 커피는 6,000-7,000원 정도의 가격입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Bar 뒷편의 창문 쪽이 정문 출입구이고 Bar 공간이 상당히 넓습니다.





Bar에는 고가의 에스프레소 머신인 시네소가 2대나 설치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고가의 그라인더들도 즐비하게 세팅되어 있더군요.





바리스타 뒤로 살짝 주방이 보이는데요. 빌리프커피에는 식사도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참 배가 고팠던 저는 다른 분들이 오시기 전에 먼저 혼자 식사를 했답니다. 서글프게...혼자...ㅠㅠ



'크림커리리조또'인데요. 가격은 13,000원.

씹는 맛이 좋은 현미보리밥에 터트려 먹는 계란 + 닭가슴살 + 커리 + 토마토가 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커피찾는남자가 먹기에는 사실 약간 매콤했는데요. 이 때 계란 툭 건드려서 터트린 후에 잘 섞어서 먹으니 매운 맛을 잘 중화시켜주더군요. 그래도 탄산음료 없이 먹기에 조금 맵기는 했어요. 워낙 땀이 많은 저는 손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아가며 맛있게 먹었답니다.


밥도 다 먹었으니 이제 빌리프커피의 핵심공간인 지하를 내려가보기로 했습니다.





위에서 보셨죠? 바로 이 곳이 빌리프커피로스터스의 자랑인 지하 홀입니다. 2층 정도 깊이의 지하 공간을 높은 층고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스탠드로 만들고 나무를 깔아서 그대로 앉을 수 있게 했는데요. 도심 속에 있는 거대한 벙커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탠드 좌석에 않으니 저멀리 대형로스터가 눈에 들어옵니다.





약간 윗쪽으로는 작은 창들이 뚤려있어서 자연광이 들어오도록 배려가 되어 있었습니다.





로스터를 가까이 가서 창 밖으로 살펴보니 '페트로치니'라는 제품이었는데요. 대강봐도 30kg급은 되어보이더군요. (정확한 용량을 물어보지는 않았습니다.) 한국에 페트로치니 사용자가 많지 않을텐데 저도 해당 로스터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하를 연결해주는 계단입니다. 각이 예쁘게 나오죠?





지하에서 스탠드 위로 올라가면 이런 느낌입니다. 전구들을 제외하고는 공간을 그대로 열어두어서 시원한 개방감이 참 좋았습니다.





저는 일행들과 스탠드 자리에 앉아서 커피와 함께 수다를 나눴는데요. 저희 목소리가 좀 큰 편이라 그런지 이 큰 홀을 저희가 쩌렁쩌렁 울리고 있더군요. 사실 천장과 바닥이 소리를 그대로 반사하는 공간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소리가 울리는데요. 이걸 잘 활용하면 어쿠스틱 악기를 이용한다면 전자 장비없는 공연을 하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단,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상당히 시끄러운 공간이 될 거라는 걱정도 조금 들긴 했습니다. (음향/소음을 고려하기 위해서는 모서리나 벽부에 소리가  잘 분산되도록 난반사를 위한 장치를 조금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조심히..)





스탠드 자리들에도 이렇게 전기 콘센트를 배치하는 배려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어느새 주문한 커피가 나왔더군요. 저희가 주문한 건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파나마 돈 페페라는 커피를 드립으로 내렸습니다.





좋은 등급의 생두를 사용해서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 좋았는데요. 대중적인 입맛을 고려해서 약간 로스팅 포인트를 높게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약간 로스팅 포인트를 낮춘다면 향이 더 잘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신맛이 잘 절제되어 있어서 함께 동행했던 분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던 커피였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지요.





커피찾는남자는 식사부터 거의 4시간 가까운 빌리프커피로스터스에 머물렀습니다.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




늦은 밤 더욱 빛나는 로고를 바라보며 빌리프커피를 떠납니다.


잘 만들어진 공간이었고 약간의 소음을 제외하고는 모든 면에서 여러분께 추천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우연히 대표님을 만나뵙게 되었는데 알고 봤더니 작년 서울카페쇼에서 인사를 드렸던 바로 그 분이시더군요. 커피찾는남자는 다음에 다시 방문하겠습니다.


이상으로 서교동 빌리스커피로스터스 방문기를 마칩니다.

즐겁게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