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이야기

우리는 행복을 팔아 돈을 사들인다.

Coffee Explorer 2014. 11. 30. 22:11

우리 사회는 어쩌면 행복을 팔아, 돈을 사들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경제 발전에 대해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저에게는 단 한가지의 전제가 있습니다. 기아로 인해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그 단계에서는 최대한 빠르게 벗어나야 합니다. 국민들이 전반적인 영양 부족에 허덕이고 있는 단계가 아니라면 경제 발전이 반드시 국가적 최우선 목표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경우 빠른 경제 성장이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더 많은 지식을 얻게 했고, 분명 더 많은 에너지와 영양분이 담긴 음식을 먹게 했으며, 더 많은 문화를 향유하며 살 수 있게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 분명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잃어버린 것 중에 어쩌면 지나치게 값진, 영원히 값을 치루고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한국의 자살율 문제는 어떤가요? 매년 수능을 친 직후에 성적 문제로 비관해서 자살을 하는 고등학생이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 그리 흔하지가 않습니다. 노동의 착취 문제는 또 어떻습니까? 일정 시기에 실패를 거듭하더라도 자발적 각성에 의해서 국민적 의식의 성장이 사회 구조의 변화와 함께 이루어져야 하는데, 한국의 경우에는 그 둘의 사이에서 기업이 참 많은 것들을 가로채지 않았나 생각을 해봅니다. 더구나 그렇게 국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기업은 이제 자국민을 더 차별하는 일들이 허다하게 발생하기도 합니다.



오늘 날을 두고 실력이 돈이라는 결과로 되돌아 오는 공평한 무한경쟁의 시대라고 하지만, 정말 더 부유해지는 이들은 원래 가진 것이 많았거나, 대단한 슈퍼맨들인 것만 같습니다. 오늘 날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저 서로의 통장을 비교해가며 자신의 불운을 자기 실력의 한계로 여기며 자위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년보다 돈은 조금 더 벌지만, 결국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제자리 걸음이죠. 과거에 손에 들려있던 2G 휴대폰이 어느새 아이폰6로 바뀌어 있고, 가방 안에 삼성 SensQ 노트북 대신 맥북에어가 들어가 있는 것 빼고는 어쩌면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 것만 같습니다.


이런 구조 속에서의 노동은 긴 시간이 지나면 가정의 화목을 깨뜨리는 결과만을 가져옵니다. 행복을 위해 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행복을 팔아 돈을 산 것은 아니었을까요번 돈으로 다시 행복을 사보려하지만 돈으로 우리가 살 수 있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돕던 따뜻한 마음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요. 우리는 모순된 쳇바퀴만를 지독히도 열심히 돌리는 불쌍한 인생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일의 원인은 구조에 있는 것이지 결코 사회의 구성원들이 덜 성실해서 만들어진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제가 맥북을 통해 지금 이 글을 쓰는 것 조차도 과거 우리의 선배들이 흘렸던 땀과 눈물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걸 저는 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선택의 기로에 우리가 다시 마주한다면, 그 때에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의견을 내고 싶습니다. 가끔 한국 사회가 더 느린 경제 성장을 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상상을 합니다.


이 상상은 어떤 노인분들께는 너무나 불손한 것이어서 쉽게 이런 생각을 공유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은 지극히 개인적 차원의 세계관일 뿐입니다. 다른 분들이 공감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어느 지점이 우리가 작은 행동을 시작할 수있는 출발선일까요? 지나치게 치열한 한국에서의 삶에 대해 여러 방면에서 좀 더 고민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