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창업&컨설팅

커피숍 창업 2_카페 창업 컨설턴트가 존재할 수 없는 이유

Coffee Explorer 2014. 11. 4. 14:57

한국 사회에서커피숍, 카페 창업이라는 붐이 만들어 진것은 아마도 특정 경제적 시기와 상황이 창업 희망자들을 만들어냈고, 때마침 카페형 커피산업이 한국에서적절히 초기의 열매들을 맺기 시작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1. 카페 가맹 붐의 시작


IMF 시기를 지나오면서 각박하고 치열한 회사 생활에서 살아남기는 했지만, '더 이상 이런 모습으로 살기는 싫다'는 생각을 하며 회사를 떠나기를 희망하는 한국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를 떠나는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생각하게 되는 것은 공무원이 아니라면 창업일텐데요. 이들에게 창업 아이템으로 '커피'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겁니다. 멋진 공간과 적절한 분위기의 음악 그리고 커피의 향기가 만들어내는 운치와 낭만은 단순한 단어들의 배열로만 놓고 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가질만한 평생의 로망을 다 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때마침 그 시기에 한국 사회에 스타벅스를 필두로 하는 외국계 커피 회사들이 안착하면서, 초기 스타벅스 한국 진출을 도왔던 인원들이 회사를 나와서 따로 커피회사를 만들고 성공 모델들을 키워내기 시작합니다. 이들은 내수시장을 이끌어갈 만한 특별한 산업이 부족하던 시기에, 카페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서 성공적인 초기의 열매들을 얻기는 했지만 자본이 부족하다는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때 부족한 자본의 한계를 빠른 속도로 돌파할 수 있는 형태가 바로 가맹 사업이었던 것이죠. 회사를 떠나려던 사람과 새로 회사를 일구어 내려던 사람들의 적절한 접선 지점이 가맹의 형태였던 것 아닐까요?


초기의 카페 체인 가맹자들이 리스크를 감수한 대가로 좋은 상권에서 적정한 임대비와 가맹 계약을 얻었고, 이는 상당히 성공적인 투자 모델로 남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얼마가지 않아 유사한 형태의 사업이지만 다양한 실패 모델들이 뒤를 따르게 됩니다. 이는 몇 가지 아주 단순하고 기본적인 이유에서 비롯되는데요.


1) 초기 성공 모델을 보고 뒤늦게 뛰어든 후발 가맹 희망자들의 유입

2) 본사만 배불리는 수익 구조로의 변화

3) 실력없는 가맹 본사의 등장


후발 가맹희망자들의 뒤늦은 시장 진입은 시장의 판세를 바꿔놓습니다. 초기 가맹자들이 보여준 성공 모델들은 후발자들에게 리스크를 현저히 낮게 계산하면서 너도 나도 카페 사업을 하고 싶은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가맹 본사의 입장에서는 초기에는 리스크를 떠안고 가맹할 사람을 찾기 힘들었지만 이제는 가맹 희망자들이 줄지어 나타나는 것으로 상황이 변화하게 된 것이죠. 이런 상황의 변화는 가맹 본사가 본격적인 갑의 계약을 요구하며 본사의 배를 불리는 수익 구조로 가맹 사업의 변모를 만들어 냅니다. 또, 이번에는 신흥 가맹사업자(본사)들이 미쳐 실력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가맹이 가능한 계약서를 들고 틈새를 공략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시장의 교란이 시작됩니다.


사실 카페 창업이 붐을 이루기 시작하자 가장 큰 덕을 본 것은 A급 상권에 건물을 가지고 있는 건물주들이었습니다. 수많은 실패 사례들이 연이어 나타났지만 외국계 브랜드들은 성공 모델을 여전히 유지하는 가운데 어설픈 후발 주자들은 어떻게든 A 상권에서 창업을 시도합니다. 같은 건물/자리에서 브랜드만 바꿔가며 줄줄이 망해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A급 상권의 임대료는 전체 부동산 시장 속에서도 평균적으로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올라가게 됩니다. 게다가 부동산의 가격을 견제하지 못하는 정부 정책과 맞물리면서 2015년, A급 상권에서 카페 창업은 대기업이 홍보를 위해 만드는 플래그쉽 스토어가 아니라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2. 창업 컨설턴트는 없다.



이런 상황 가운데 등장했던 직군이 바로 창업 컨설턴트입니다. 조금 인지도가 떨어지는 브랜드에 가맹을 했거나 개인창업자 가운데서도 초기 6개월 간 수익이 지지부진했던 가맹주들을 찾아내서, 머리 아픈 커피숍을 적당한 가격에 처분하라며 접근을 시도합니다. 사업 경험이 없던 가맹주들은 심리적 위협이 극대화된 시점에 나타난 인수 제안에 '돈은 안 되고 골치만 아픈 커피숍을 조금이라도 손해를 적게 보고 판매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는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한편으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것 같은 가맹주의 마음에는 인수 제안을 하는 컨설팅 업체는 마치 구세주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창업컨설팅 명함을 들고 다니는 일은 실제로 창업을 도와준다기 보다는 폐업을 도와주는 형태에 가깝습니다. 더 솔직히 말하면 가게 처분 과정에서 창업 희망자를 연결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고, 여기에 2중 계약을 통해 악랄한 수준의 권리금 가로채기까지를 시도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판매자가 5천만 원의 권리금을 얻기 원한다면, 컨설턴트는 중간에서 7천-1억 사이의 권리금을 창업 희망자에게 제시해서 중간에서 권리금을 가로채는 등의 횡포는 이미 TV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창업 컨설턴트라는 명함을 사용하고 있지 사실은 '카페+부동산'에 대한 중계업을 하고 있는 것이지, 결코 여러분의 창업을 도와주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컨설팅은 보통 '어떤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고객을 상대로 상세하게 상담하고 도와주는 것' 정도를 말합니다. 컨설팅의 영역이야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아주 좋은 컨설팅 회사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창업'의 영역에서는 그런 경우가 매우 드문 편입니다. 창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많지만 까놓고 보면 창업 컨설팅은 거의 존재할 수가 없는 직군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창업 컨설팅을 위해서는 반드시 창업을 통한 성공의 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지만 자신이 성공의 경험이 없는 경우 남을 컨설팅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까 하는데요. 사실 창업에 성공한 형태라면 자신이 하는 일만으로도 너무 바빠서 남을 컨설팅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창업에 관련한 지식은 많으나 창업할 돈이 없는 경우거나, 애초에 창업에는 관심이 없는 부동산 중계업자가 대부분인 것은 너무 당연한 이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창업'자체에 대한 컨설팅이 아니라 구체적인 영역인 '메뉴 설계','손익구소 분석' 등에 대한 전문 컨설팅은 있을 수 있습니다.


희박한 가능성이라고 하지만 창업이 성공했지만 특별한 이유로 인해서 창업 컨설팅을 하는 경우는 있을 수 있습니다. 동업으로 시작한 사업이 성공했지만 동업이 깨지면서 현재 일시적으로 재 창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거나, 지나치게 빡빡한 창업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자신의 적성과 달라서 창업 컨설팅을 선택하는 경우는 있습니다만 과연 한국에 그런 사람이 몇 이나 있을까요? 차분히 창업 컨설팅과 컨설턴트에 대해 생각해보시면 스스로 답을 얻으실 수 있을 거라 봅니다.




3. 바리스타 학원과 자격증의 등장


커피 가맹 사업들은 수없이 실패했지만 여전히 '커피'라는 아이템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창업을 꿈꾸는 사람도 여전한 상황 속에서 '꿈과 현실'을 이어주는 역할의 바톤은 바리스타 학원에게 넘어갑니다. 이곳에서 창업 희망자들은 바리스타가 될 수 있도록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을 배우고 어떤 이들은 로스터리 카페를 위한 로스팅 기술까지 배우게 됩니다. '커피'를 하려니 일단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면서 커피를 배우겠다는 마음 자체를 저는 좋은 출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국 특유의 자격증 붐이 일어나면서 아무런 권위도 갖지 않은 기관이 의미 없는 커리큘럼을 통해 실력 없는 이들에게 자격증을 수여하는 형태의 비즈니스가 이 곳 저 곳에서 난립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자격증들은 커피를 제대로 추출하는 기술과는 전혀 무관한 교양 수준의 내용을 가르치고, 취미/관광 상품으로 자격증을 획득해서 자랑삼아 벽에 걸어놓은 액자를 하나 마련할 수 있도록 도울 뿐입니다. 실제로 '자격'을 수여해서 가진 것만으로도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는 타 자격증과는 그 권위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창업을 하는 경우에도 자격증을 따는 것은 전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저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바리스타 학원들의 커리큘럼을 살펴보면 '창업자 과정'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학원들의 수익 구조가 그리 탄탄하지 못해서 교육 자체가 건강한 수익 모델이 되지 못하고, 교육을 수료한 학생 중 일부가 창업을 할 때 컨설팅(?)을 하고 창업 후에 원두 납품을 통해서 수익을 얻는 경우의 학원 사업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부분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문제가 있다면 학원들이 과연 '창업'을 가르킬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죠. 최소한의 수익 구조에 대한 고민부터 '브랜드'에 대한 역량을 가르킬 수 있는 커피 학원은 그야말로 극소수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브랜드'란 대형 회사를 뜻한다기 보다는, 탄탄한 스토리와 지향하는 가치를 통해 소비자와 강한 접점 및 유대관계를 만들어내는 상호를 지칭합니다.) 물론 모든 학원이 다 그렇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분 중에 커피와 관련된 학원에서 수익 구조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함께 브랜드에 대한 고민을 해주시는 선생님께 수업을 받았다면 여러분은 분명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일 겁니다.




4. 창업은 결국 홀로서기입니다.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커피 사업의 경우, 좋은 상권의 공간을 사서(임대해서) 개인에게 일정 시간 동안 공간을 향유할 수 있는 권리를 판매하며 음료를 제공하는 '공간 임대업'의 특성이 강한 편입니다. 이런 부분은 단지 최근 한국형 커피 산업의 특징이라고 하기 보다는 오랜 인류가 커피를 영위해온 특성 속에 존재하는 부정할 수 없는 성질로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따지고 보면 커피는 단순한 음료로써 소비되어 왔다기 보다는 '소통의 매개'로의 의미가 더 깊다고도 말 할 수 있으니 말이죠.


지나치게 커피를 만드는 기술에만 연연하지는 마세요. 그렇다고 커피 만드는 기술을 배울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커피 제조의 기술은 기본으로 갖춘 상태에서 다른 역량들을 특 장점으로 키워가야만 현재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소규모의 카페라서 직접 바리스타로 근무하는 형태라면 반드시 커피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커피를 더더욱 열심히 공부해야 하겠지만, 너무 지나치게 바리스타(커피를 만드는 방법) 공부에만 시간을 쏟는 것 보다는 보다 포괄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싶습니다. 따라서 커피를 통한 창업이라면 어느 정도 커피 학원에 다니면서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반드시 포함해야겠지만, 브랜드의 형태와 포지션에 따라 오히려 강화해야 할 역량은 다른 영역(영업, 디자인, 마케팅, 서비스 등)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커피에 대한 기술을 연구해온 경우가 아니라면 커피 제조와 관련한 심화 기술의 영역인 로스팅에 관련해서는 전문 업체의 원두를 납품받아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혹은 요즘 새롭게 출시되는 스마트 로스터를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지만, 자가 로스팅은 분명 장단점이 명확하게 갈리는 부분입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제 커피숍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브랜드'가 아닐까 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단지 대형 자본이 운영하는' 정도의 어감으로 받아들였던 브랜드라기 보다는 '탄탄한 스토리와 지향하는 가치를 가지고 고객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가운데 라이프 스타일로 브랜드를 즐기는 활동'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침에 스타벅스 커피를 사마시고, 연말이 되면 스타벅스의 다이어리를 구매하는 행동 등이 그런 쉬운 예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덧붙이건데 여전히 창업의 리스크는 매우 크기 때문에 가맹 사업을 통한 리스크 관리는 유효하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업자들 자신이 상생의 정신을 가진 가맹사업체를 적극적으로 찾아내야 합니다. 정부 역시 피가맹자들을 적절히 보호할 수 있는 가맹사업에 대한 법률들을 보완해야 하지만 이런 기대를 크게 하기 힘든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한국의 커피 산업 안에서도 좋은 가맹의 모델은 있다고 저는 봅니다. 본사와 가맹점이 하나가 되어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꿈꾸는 브랜드의 선례들이 조금씩 여기저기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특별히 가맹사업 시에 본사가 더 적극적으로 상권 조사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개점 후 6-12개월 정도의 기간이 지났을 때 수익률이 지나치게 떨어질 경우 본사가 가맹자에게 초기 비용의 특정 비율로 매장을 매입하도록 하는 것이 의무화된 계약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본사 또한 단지 가맹 수익을 올리기 위해 역량을 쏟기 보다는 상생을 통해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요? 이제 한국에서의 카페사업은 A급 상권에서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고, 음료와 함께 공간을 제공하는 공간 비즈니스인 형태에서 조금은 더 커피 자체에 신경을 쓰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는 무엇보다 현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의 처우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곤 합니다. 그래야만 음료의 질은 물론 서비스가 향상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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