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커피와 로스팅

로스팅, 추구하는 방향과 달성해야 할 목표

Coffee Explorer 2023. 5. 29. 23:57

로스팅, 무엇을 추구하는가?

안녕하세요. 커피찾는남자입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추구하는 커피 로스팅이 다릅니다. 누군가는 소위 말하는 노르딕 로스팅을 하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좀 더 균형 잡힌 로스팅을 하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그 누군가는 노르딕 로스팅을 균형 잡히지 않은 로스팅이라고 바로볼 수도 있지만, 노르딕 로스팅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방식이 균형잡힌 로스팅이라고 생각할 것 입니다. 대부분은 자신이 추구하는 로스팅 방식이 균형 잡힌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물론 때로는 같은 것을 추구하지만 그것을 구체적으로 달성할 방법을 알지 못해서 자신의 현재 방식에 만족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커피 맛의 방향은 크게 보면 4가지 정도인 것 같습니다. 첫째, 꽃과 과일 느낌을 가능한 한 최대화하며 이를 해치는 느낌은 최소화합니다. 둘째, 꽃과 과일의 느낌을 충분히 표현하되 캐러멜화를 통해 만들어진 달콤함(sweetness)이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셋째, 캐러멜의 달콤함을 강조하며 비교적 약한 산미, 초콜렛과 같은 중후함을 원합니다. 넷째, 초콜렛과 같은 묵직한 느낌이 강하면서도 쓴맛과 산미는 최소화된 상태를 원합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꽃과 과일 느낌, 산미, 캐러멜의 스윗니스, 초콜렛같은 느낌을 내는 중후함 정도의 키워드로 우리가 추구하는 커피 로스팅의 목표는 대부분 표현이 가능합니다.

 

물론 로스터는 조금 더 깊이 들어가서 이런 느낌을 만들어 내는 세부적인 요인을 이해하고, 조절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탐구해야 합니다.  

우선 로스팅은 커피에 익은 느낌을 발현시켜서, 삶은 듯한 견과류의 느낌과 초록색을 연상시키는 관능적인 특성을 제거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커피가 가진 당을 마이야르와 캐러멜화 등의 화학반응을 통해서 향미로 전환해야 하고, 나아가서 화학반응의 균형을 조절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로스팅에서 발생하기 쉬운 탄 맛이 나는 등의 열에 의한 결점이 발생하는 일을 막아야 합니다.

 

 

로스팅, 무엇을 달성해야 하는가?

익지 않은 느낌의 커피는 대부분 원두의 수분과 밀접한 관계를 맺습니다. 배출 단계에서만큼은 적어도 원두가 특정 수준 이하의 수분함량을 갖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원두들도 존재합니다. 원두의 수분이 충분히 건조되기 위한 조건들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높은 수분 함량으로 화학반응이 원활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높이지 않은 원두들은 분쇄 색상에서는 어느 정도의 갈색을 갖지만, 구운 느낌보다는 삶거나 찐 듯한 곡물의 향미를 갖습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로스터리들의 커피는 대부분 이런 단계에서 사용하는 생두의 가격만 높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이야르 반응과 캐러멜화 반응의 균형 조절은 주로 온도와 시간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마이야르 반응이 최대화될 수 있는 온도 전후에서 최대한 긴 시간을 유지하면서, 에어플로우를 이용해서 수분 함량을 낮춰야 합니다. 일정 온도 이상에서는 아미노산과 당의 결합을 통한 마이야르 반응보다는 캐러멜화 반응이 우세하게 됩니다. 따라서 마이야르 반응이 원활하게 일어나는 온도와 그 이상의 온도에서 원두가 머무는 시간 등의 조건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소위 노르딕 로스팅이라고 불리는 방법은 로스팅 중 많은 시간을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는 온도에 머물게 하고, 최소한으로 캐러멜화를 진행하는 가운데 수분을 충분히 건조할 수 있는 에어플로우를 사용합니다.

 

캐러멜화에 좀 더 무게 중심을 옮기기 원하거나 더 높은 포인트에서 배출하면서도 탄 듯한 느낌을 최소화하기를 원한다면 원두의 수분함량에 조금 더 섬세하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1차 크랙 전후에서 커피는 시간당 최대의 수분을 방출합니다. 이때 로스팅을 너무 낮은 ROR로 천천히 진행하기보다는, 원두가 더 많은 수분을 가진 상태에서 더 높은 온도에 도달하도록 적절히 높은 ROR로 로스팅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1차 크랙 전후의 너무 높은 ROR은 1차 크랙과 함께 부분적인 탄화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적절한 ROR값을 테스트하며 찾아가야 합니다.

 

댐퍼나 배기의 흐름을 조절하는 역시 로스팅 과정에서 원두의 수분 함량을 가져가는 효율에 영향을 줍니다. 일반적인 범주에서는 공기의 흐름을 원활하게 할수록 배출 원두의 수분함량은 줄어듭니다. 하지만 너무 강한 공기의 흐름은 커피의 향미를 가져가거나, 정반대로 결점을 유발하며 생두의 수분이 속에 갇히게 만드는 일도 발생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연소를 일으키지 않는 전기식 열풍 로스팅 머신에서 쉽게 나타납니다. 가스는 연소의 결과물로 수분을 만들면서 드럼 내부의 절대습도를 높게 만들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