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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왜 맛있을까? 찰스 스펜스"

Coffee Explorer 2019. 2. 25. 14:19

"왜 맛있을까?"는 옥스퍼드 심리학자 찰스 스펜스가 풀어낸 음식의 과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이 '맛'을 그저 미각의 차원으로만 생각하거나, 조금 더해서 향기를 보탠 후각적 차원 정도로만 받아들입니다. '맛있는 커피를 제공해야지, 그런 카페를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할 때에도 오로지 잔 안에 들어있는 성분으로만 목표를 정하곤 합니다. 



저자는 가스트로피직스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음식/음료를 맛보는 과정을 연구 여러 감각의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연구하고 소개합니다. 가스트로피직스(gastrophysics)는 요리학(gastronomy)과 정신물리학(psychophysics, 물리적 자극과 감각 및 인식 사이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을 합친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미각에 대한 유사한 책들이 출판되어 있지만, 지금 소개하는 "왜 맛있을까"라는 책은 더 좋은 균형과 학술적 레퍼런스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는 면에서 훨씬 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해 같은 음식/음료를 경험하는 데도 이때의 주변 환경과 변수에 따라 사람의 맛 인지는 달라진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와 연구를 바탕으로 소개합니다. 예를 들어 기내식을 먹는 것은 특수한 환경이죠. 기압과 소음, 휘발성 냄새 분자의 수, 낮은 습도, 사용하는 식기 등이 맛 인지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비행기와 같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우리의 일상적 음식 경험은 소음과 음악, 조명, 색깔, 질감 등 다양한 주변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어쩌면 이 책의 말미를 읽을 때쯤에는 "우리의 음식 지각이 주로 입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일어난다."는 저자의 표현에 적극적으로 동의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진지하게 커피를 탐구한다는 것은 좋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커피의 잔 안에 매몰되어 있습니다. 커피잔 안에 담긴 성분에 대한 우리의 관심을, 다음에는 커피잔으로, 잔이 놓인 상황과 환경으로, 카페 공간으로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의 경험으로, 라이프 스타일 가운데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 까지 넓혀야 합니다. 넓은 틀에서는 이 모든 것이 곧 '맛의 영역'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