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도구

REVIEW : 보나비타, 전기 주전자

Coffee Explorer 2017. 1. 13. 16:14

시작하며

안녕하세요. 커피찾는남자입니다. 

과거 우리는 끓인 물을 식히기 위해서 주전자 내부를 도구로 휘젓거나, 서버로 물 옮겨 담기를 반복해 왔습니다. 핸드 드립에서 중요시 되는 물의 온도를 정확히 맞추기 위해서 인데요.


가스불을 이용해서 물을 끓였던 시기를 지나고 커피 포트라고 부르던 전기 주전자를 주로 사용해서 물을 데우던 시기 또한 지나고 있습니다. 요즘 상업용 매장에서는 전용 온수기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온도가 정확하지 않거나, 정확한 온도를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마저도 실내온도와 최종적으로 커피에 물을 부을 드립 주전자의 온도에 따라 수온은 변하게 됩니다.




바로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손쉬운 솔루션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온도 조절식 드립용 전기 주전자입니다. 그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보나비타(Bonavita, 유통사는 '보나비따'로 표기함)라고 할 수 있죠. 경쟁 상대로는 Brewista 라는 브랜드의 제품이 있지만 아직 한국에 공식 수입이 되지 않기도 하거니와, 세계적 점유율 면에서는 보나비타가 훨씬 높은 편인 것 같습니다.




아마존을 통해 구입하다

최초로 보나비타를 샀던 것은 아마존을 통해 미국 전기에 맞는 110v 용 제품이었습니다. 시간이 얼마 지나서 다시 220v 제품을 수소문했고 무려 영국 아마존을 통해 15만원 이상의 돈을 들여 지금의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죠. 당시의 국내 상황을 돌아보면 국내에 정식 수입되기 전이었으니, 보나비타 주전자는 레어템에 해당하는 제품이었습니다.


당시 브루잉 커피의 국내 트렌드를 보았을 때 여전히 물줄기의 정교함을 중요시 여기는 경향이 강했는데요. 보나비타 부류의 주전자는 정교히 물줄기를 조절하는 일본식 드립 주전자에 비해 물을 붓는 관로의 형태가 정교히 설계되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물을 붓다가 멈추려는 동작이라던지, 다시 물을 부을 때 최소의 양을 붓기 원할 때의 유량 등을 원활하게 컨트롤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죠.


그래서 더욱 한국에서 보나비타 주전자가 많이 보급되어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국내 정식 유통사의 등장

보나비타 주전자는 이후 카페뮤제오라는 회사를 통해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었고, 2016년 4월경에 있었던 커피엑스포를 전후해서 공식적으로 발매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카페뮤제오 부스의 상당 부분이 보나비타 주전자로 가득 전시되어 있었으니 해당 회사에서는 중요한 아이템으로 이 제품을 다루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나쁘지 않았는데요. 우선 그 가격이 8만원 대로 비싸지도 않았거니와, 브루잉에 대한 관심 특히 물 온도를 비롯한 다양한 변수를 구체적으로 접근하는 바리스타들의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상당히 성공적으로 한국 커피 업계에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를 증명하듯 많은 카페에서는 보나비타 주전자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온수기에서 1차로 데운 물을 2차로 보나비타 주전자를 이용해서 정교하게 온도를 조절해서 커피에 추출하고 있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2016년 브루어스컵 대회를 보더라도 가장 많은 바리스타들이 사용한 도구 중 하나가 보나비타 주전자였습니다.




보나비타 주전자는 매력적이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가장 큰 장점은 쉬운 온도 조절에 있습니다. 전자식으로 제어되는 1℃ 단위의 물 끓이기는 물론, 60분간 해당 온도를 유지해주는 기능은 정말로 유용하죠. 기능도 상당히 직관적인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습니다.




일전에 확인해보았던 보나비타 주전자의 온도 조절 편차에 대한 가벼운 영상입니다. 93도로 유지하도록 설정한 상태에서 온도가 변화하는 폭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12배속으로 돌린 영상입니다. 측정 위치에 따라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이와 유사한 패턴입니다. 이 정도의 온도 보정 능력이면 일반적인 커피 추출에서는 상당히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더불어 제공되는 방수 덮개인데요. 비슷한 제품군에 온도 조절부가 물이 들어가서 금방 고장 나는 일이 있어서 번들로 제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커버는 벗기고 사용하는 것이 조금 더 보기에 좋습니다.




위에서 바라보는 디자인 자체는 크게 아름답지는 않아도 흠이다 싶은 부분은 없습니다.




측면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나름대로는 요술 램프를 닮았겠다 딱히 대안이 없는 제품군에서 이 정도면 구매를 방해할 정도는 분명 아닙니다.




디자인과 기능을 복합적으로 봤을 때 가장 큰 단점이라면 일본이나 한국에서 중요시하는 정교한 물줄기 조절에 최적화된 상태는 아니라는 것인데요. 지인 중에는 이 끝부분을 공구를 이용해서 살짝 조정해주는 것만으로도 섬세히 물줄기 조절을 하는데 성공한 분들이 계십니다.




문제를 발견하다

보나비타 주전자를 잘 사용하고 있던 어느 날, 문제를 발견했습니다. 전원을 켜지 않고 코드만 꽂혀있는 상태로 24시간 정도 방치된 제품의 하단 부분에서 열이 나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사진상 왼쪽에 보이는 전원과 온도 버튼의 윗부분입니다.


측정된 온도는 약 40~45℃ 사이로 뜨겁지는 않지만, 체온보다 높아서, '이거 왜 이리 따뜻한 거지?' 정도의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혹시나 영국에서 구입한 물품이기 때문에 전기에 따른 부품 차이가 있을까 싶어서, 에디터는 한국에서 공식 발매한 제품을 1개 더 사들였습니다. 그 결과는 같았고요. 지인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들을 확인해도 동일 증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결국, 공식 수입사에 문의를 했습니다. 해당 증상에 대해 말씀드리고 확인해주실 것을 부탁드렸는데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수입사도 테스트했던 10대의 전량에서 같은 증상이 발견된다고 하면서, 제조사에 문의해서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하셨습니다.




제조사의 입장

여러 달이 지나서 수입사를 통해 전해 들은 제조사의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른 나라로 판매되는 제품들에도 대기 전력이 어느 정도 사용되는 것은 사실이고 이에 따라 대기 상태에서 열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110v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최대 28℃까지만 올라가는데요. 한국처럼 220v 전기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대기 상태의 하단 부분이 40℃ 수준까지 올라간다고 합니다.


보나비타 전기 주전자는 '스트릭스'라는 회사의 전기 부품을 사용하는데, 제조사 및 수입사의 말에 따르면 커피 관련 제품의 80% 정도는 같은 회사의 같은 부품을 가지고 전기 주전자를 만든다며 타사의 제품 역시 비슷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더불어 화재의 위험은 없다라는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에디터의 입장

한마디로 대기전력이 어느 정도 소모되는 제품이라는 말입니다. 그 기준으로는 에너지관리공단이 추진하는 '대기전력 1W 이하 운동'을 들어서 1W를 넘는지 아닌지에 따라 대기전력에 따른 제품의 품질을 이야기할 수 있을 텐데요.



보나비타 전기 주전자의 대기전력은 1.5W 정도 수준입니다. 전기 요금으로 계산했을 때는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누진세 등 전기세율에 따라 적게는 월 100원~1,000원(1개 당) 정도의 금액이니 크다고 할 수는 없죠. 하지만 대기전력이 에너지관리공단의 권장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고, 이런 대기 전력이 40℃의 열을 집중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분명히 소비자로서 불편한 사실입니다.




에디터는 타사의 전기 주전자들을 전부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에디터가 사용하던 필립스 주전자는 물론, 현재 사용 중인 해밀턴 비치 사의 제품에서도 같은 증상을 발견하지는 못했습니다. 커피 전용 전기 주전자들에 대해서는 좀 더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마치며

보나비타 주전자는 매우 실용적이고 적정한 가격(정상가 158,000원이지만, 현재의 할인된 판매 가격은 87,800원)을 가지고 있어, 에디터 역시 많은 사람에게 추천해온 제품입니다. 하지만 제품의 대기전력과 함께, 그것이 제품의 대기 상태에서 온도를 상당히 따뜻한(사람에 따라 뜨거운) 40℃까지 올라가게 한다는 것은 아쉬운 점입니다.


보나비타 사가 조금 더 의지를 가지고 이런 부분을 개선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동일한 기능적 편의와 가격을 갖춘, 단점없는 제품이 출시해서 시장에서의 지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 봅니다.


소개는 에디터의 몫이고, 선택은 독자의 몫입니다. 보나비타 주전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글/사진 : 커피찾는남자 (Coffee Explor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