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이야기

커피 맛보기_루왁 커피 프로세스

Coffee Explorer 2014. 11. 24. 16:58

카페쇼 중에 우연한 기회에 원두 샘플을 받았습니다.


재미있게도 인도네시아 자바 아리비카 종을 발효시켜서 루왁 커피와 비슷한 맛을 내는 프로세스를 했다고 합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루왁커피 여러 종을 한 자리에서 맛 보는 루왁 커핑과 시음의 경험들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루왁커피를 저는 그렇게 선호하지 않습니다. 과거 루왁 커피는 1차적인 맛 자체로 인기가 있었다기 보다는 희소성과 스토리가 좋은 마케팅이 되었기 때문에 고가에 거래되었던 것이지,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커피라는 것이 커피 감별사로써 저의 관점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근 수 년 동안 루왁은 사육을 통해 동물을 학대하는 등의 문제로 인해 BBC 등에서 혐오 식품으로 분류되는 등, 딱히 개인적으로는 추천하지도 선호하지도 않는 커피가 되었습니다. 일부 아시아 나라에서 이제는 유사한 상품인 코끼리 똥 커피까지 만들어낸다고 하니  '이렇게까지 해야만 할까?' 라는 생각을 참 자주합니다.






이번에 선물로 받은 루왁 프로세스 커피는 진짜 루왁은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윤리적인 부분에는 거리낌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맛인데... 상당히 루왁 커피의 맛을 잘 재현했다 싶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원두를 발효하면서 자연스럽게 디카페인 되었다고 합니다. 루왁은 원래 사향 고양이의 소화액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느낌이 그 특징이죠.


개인적으로 루왁이 가지는 독특한 맛은 인도네시아 특유의 묵직한 맛 + 종특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조금은 로부스티 한 맛 + 나름대로 깔끔한 바디 + 어떨 때는 조금 식물의 조직처럼 설익은 느낌 + 말로 표현하기 힘든 뉘앙스가 어우러져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과거, 돈 많았던 어르신들이 취미로 즐기던 루왁 커피...조금은 특별한 선물로써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지만 과연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커피 마니아들도 선호할까요? 저의 대답은 '글쎄요..'라고 말씀 드릴 수 밖에...


오리지날 루왁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비슷한 맛을 구현해낸 점은 높이 평가 할 수 있습니다. 발효와 대한 기술이 좀 더 다양한 식품과 커피 영역 안에 시도되고, 재미있는 결과들을 이끌어내면 좋겠습니다.


너무 솔직한 이야기. 죄송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