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추출

바리스타의 신기술은 커피 맛에 영향을 줄까?

Coffee Explorer 2014. 8. 28. 16:29


여기 한 바리스타가 있습니다. 평소 커피에 대한 실험 정신이 뛰어난 바리스타는 매번 다양한 시도를 통해 다른 커피를 만드는 것을 즐깁니다. 바리스타는 A라는 방법을 사용하면 평소 보다 더 향미가 강한(긍정적 의미로) 커피를 추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가설을 검증하는 간단한 실험을 카페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리스타들은 자신만의 어떤 기술을 사용해서 신 기술을 통한 맛의 차이를 발견하려고 합니다. 물론 장비가 제대로 갖춰진 전문 실험실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이라면 성분 검사를 통해서 간단히 성분의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바리스타들은 실험실이 아닌 커피숍에서 근무한다는 것이죠.





카페에서도 가볍게 사용할 수 있는 VST Refractometre 등의 장비를 통해 수치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이 차이가 보편적인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수준의 관능적 차이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제 아무리 성분의 차이가 있다고 하더라도 보편적인 사람이 느낄 수 없는 미미한 차이라면 연구실이 아닌 상업적인 카페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분명 커피의 맛은 성분에서 기인하합니다. 그러나 완전히 같은 성분이 담겨 있는 두 잔의 커피라고 할지라도 음료의 입체적 구성에 따라 서로 다른 맛이 나기도 합니다. (예) 카페라떼)
 맛은 특정 성분이 우리 코와 혀에 닿는 순간 비로서 느껴지는 감각이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A에 비해 B가 다른 맛, 보다 나은 맛을 주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합니다. 과연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까요?





1. 일반적인 바리스타들의 검증 방법


바리스타는 A 방법에 의한 커피와 B 방법에 의한 커피를 각각 한 잔씩 준비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두 잔의 커피를 반복적으로 마시기 시작합니다. 바리스타가 느끼기에 A는 B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맛을 가진 것 같습니다. 잠시 바리스타는 다른 동료 한 명을 불러서 두 잔의 커피를 놓고 비교 시음을 하게 합니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커피를 시음하던 동료에게 한 마디를 던집니다. “나는 A가 더 나은데.. 너는 어떤게 나아?” 잠시 후 커피를 더 맛보던 동료가 대답을 합니다. “나도 A가 더 나은 것 같네.”

바리스타는 이제 자신의 기술이 커피 맛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시 여러 번 같은 실험을 실시합니다. 바리스타가 느끼기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같이 A 커피에 호감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립니다. ‘A 방식으로 커피를 만드는 것이 더 맛있다!’


바리스타는 과연 A 방법이 커피 맛에 영향을 주는지 제대로 검증을 한 것일까요?

위의 바리스타는 충분한 실험군과 대조군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올바른 검증을 위해서 방식에 의한 커피와 B 방식에 의한 커피를 복수로 준비해야만 합니다. (이 때 반드시 실험군과 대조군을 동일한 비율로 설정하기 보다는 랜덤하게 설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 총 6잔의 커피가 준비되었다면 이제 6잔의 커피를 랜덤 방식으로 배열합니다.






2. 올바른 검증을 위한 첫 걸음



 

이번에는 1번(A), 2번(B), 3번(A), 4번(B), 5번(A), 6번(A)의 순서로 배열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바리스타의 실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피실험자가 6잔의 커피 중에서 1,3,5,6번 커피 모두를 더 맛이 있다고 지적하던지, 전부가 아니더라도 이들 중의 많은 수의 커피에 대해 차이를 발견해야 합니다.


비교 대조군이 없는 실험은 변별력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2잔의 커피를 가지고 “어느 커피가 더 낫냐?”라는 질문을 던지는 경우 50%의 확률로 한 잔의 커피가 더 맛있다는 것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피실험자의 입장에서는 별반 차이가 느껴지지 않더라도 더 나은 한 잔을 선택하게 되는, 강요에 의한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종류의 실험을 다수의 사람들에게 실시하고 기록한 후에, 이 때 만들어진 데이터를 통해서 상식적으로 인정할만한 경향성을 보인다면 비로소 바리스타의 가설이 1차적인 검증을 통과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라는 기술, 추출법은 커피 맛에 있어 유의미한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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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차 바리스타의 평균 연봉은 얼마일까요?




* 이 포스팅은 포털 사이트 다음(DAUM) 메인 화면에 소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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