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공간 115

카페, 진정성 기점(起點)

카페, 진정성 기점(起點)을 다녀왔습니다. 누군가는 그저 밀크티로 유명한 브랜드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표님과의 만남을 통해 참 멋진 분이라는 것을 느꼈고, 직원분들을 교육하면서 ‘카페 사업에서의 장거리 경주를 준비하는 팀이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로운 매장을 냈는데 매장 이름이 기점이라고 합니다. 지명 이름이 기..라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기점(starting point)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이미 유명해진 브랜드지만 다시 한번 기본을 가지겠다는 마음가짐이 느껴졌습니다. 기점에서는 커피 로스팅, 홍차 블랜딩, 베이킹을 직접하고 하고 있습니다. 싱글오리진 브루잉 커피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넓은 공간은 아니기 때문에 긴 시간 머물기에는 불편할 수 있지만, 커피진정성의 기점이 되기에 충분..

커피와/공간 2018.11.30

.txt @북촌

얼마전 북촌 방문길에 txt coffee에 다녀왔습니다. 이미 인스타와 지인을 통해 여러번 이야기를 들었던 곳인데요. 문을 연지 거의 6개월 된 시점에서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말로는 '티엑스티커피'라고 하면 될 것 같은데, 어떻게 표기해야 할지는 조금 고민이 됩니다. TXT Coffee, txt coffee, .txt 등의 후보가 있더군요. 방문해보니 사장님은 이미 저와 인연이 있는 사이더군요. 작은 공간이지만 꼼꼼한 사장님의 성격과 단순하지만 강렬한 컬러 배치, 연필로 종이에 써서 주문하는 방식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음료 가격은 6천원 선으로 약간 높은 편이지만, 핸드드립은 물론 우유 기반의 커피까지 대부분의 메뉴들이 탄탄합니다. 이곳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하며 1인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촌..

커피와/공간 2018.04.01

그린마일커피 @북촌

그린마일커피가 북촌에 매장을 열었습니다. 강남구청 매장에 이어 두번째 공간입니다. 북촌로 64 에 위치한 이곳은 북촌의 멋스러운 여유와 잘 어우러집니다. 진동벨 대신 나무와 가죽으로 만든 번호표가 마음에 듭니다. 언더바 형태로 만들어진 모아이 에스프레소 머신도 설치 되어 있습니다. 2층이 주요한 공간인데요. 잘 정돈된 계단부터 북촌 한옥을 바라볼 수 있는 채광좋은 창문까지 모든 것이 조화롭습니다. 가죽으로 덧대어진 고급스런 책상과 좌석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 멋이 더해질 것 같습니다. 3층 루프탑에는 한옥 마을 한가운데에서 커피를 마시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뜨거운 햇살도 슬쩍 가려줄 나무 그늘까지 마음에 듭니다. 제가 이 날 주문한 음료는 아메리카노지만, 이 곳의 최창해 대표는 사이폰(커피 추..

커피와/공간 2018.03.26

벙커컴퍼니 @하남

2018년 3월 9일, 벙커컴퍼니가 하남에 제조 공장 겸 카페를 오픈합니다. 벙커컴퍼니는 낙성대 지역에서 원두 공급업과 커피 관련 컨설팅, 아모로 미오라는 카페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커피 전문 기업입니다. 1층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커피 바(Bar)가 중앙에 배치되어 있고, 왼쪽에 있는 큰 창을 통해서 커피가 로스팅되는 제조 공간을 어느 정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HACCP 인증을 받는 과정 중에 있다고 하네요. 매장에서는 커피와 다양한 음료 및 사이드 메뉴를 맛볼 수 있습니다. 2층에는 좌석이 준비되어 있는데요. 2층으로 올라가는 길에 커다란 태극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낙성대에 있는 벙커 컴퍼니를 방문해보신 분이라면, 태극기 덕에 과거의 공간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으실 것 같네요. 좋은 채광과 여유있는 ..

커피와/공간 2018.03.09

PancakeShop @이태원

이태원 PancakeShop을 다녀왔습니다. PancakeShop은 지인의 소개로 처음 알게되었는데요. 하늘이 몹시나 맑았던 날, 이 곳에 풍경 좋은 루프탑이 있다는 기억이 떠올랐지 뭡니까. 녹사평역 인근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제법 높은 언덕의 골목길을 통해 PancakeShop을 찾았습니다. 공간은 생각보다 넓직했고 채광이 아주 밝은 편이었습니다. 추천 받은 대로 에스프레소를 주문해서 마셨는데요. 원두는 밀로커피를 사용하신다고. 에스프레소는 단맛과 신맛의 밸런스가 좋았고, 약간은 농도가 진득한 것이어서 우유가 들어간 커피 음료들과의 조화가 좋을 것 같았습니다. 앰프, 스피커 등의 음향 기기는 '어떤 음악을 트느냐' 그리고 '어떤 공간에서 설치되어 있느냐'가 완성합니다. 공간과 잘 어울리는 조합이었습니다..

커피와/공간 2017.09.21

세루리안 앤드 팩토리 @성내동

강남역에서 독특한 색깔의 컵으로 브랜드를 알려온 세루리안 커피가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에 새로운 매장을 열었습니다. 이번 매장의 이름은 세루리안 앤드 팩토리(Cerulean and Factory)인데요. 강남 매장 외에 별도로 운영 중이었던 로스팅 공장을 성내동으로 이전하면서 같은 공간에 카페를 준비한 것입니다. 기존에 타일을 전시하고 판매하던 공간을 리뉴얼해서 만들어졌는데요. 오래된 건물의 벽들은 그대로 외부로 노출하고 있지만, 곳곳에 나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개방형 창문이 자연스럽게 좌석으로 연결되는 구조라서 이 자리들은 인기가 좋은 편이었는데요. 한옥의 툇마루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에스프레소 기반의 장비들은 흰색으로 톤 매칭을 했는데요. 슬레이어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와/공간 2017.06.24

심각한 수준의 카페 소음에 대하여

카페에서 발생하는 큰 소음은 커피찾는남자 에디터에게는 참기 힘든 일입니다. 저는 과거에 귀를 다친 적도 있기 때문에 항상 청력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는 편인데요. 최근 코엑스에 들러서 새로 들어선 여러 공간을 살펴보며 한 카페에서 미팅을 진행했습니다. 익히 잘 알려진 공간이기 때문에 손님들이 쉴새 없이 밀려 들었는데요. 역시나 공간에서는 어마어마한 소음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해당 카페 공간은 상당히 높은 층고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3면이 유리로 둘러싸여 있어서 구조적으로 흡음이 매우 취약한 구조였는데요. 탁 트인 시야를 위해 천장을 노출하고 바닥에는 투명 에폭시를 시공 하면서 흡음에 대한 고려를 거의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공간에 대한 음향 전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공간의 소음을 한번 살펴보았는데요...

커피와/공간 2017.06.14

프리퍼(prefer) @예술의 전당

prefer, '-을 선호하다', '더 좋아하다'라는 뜻의 단어입니다. 많은 카페 중에서 이곳을 조금은 더 선호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프리퍼'는 예술의 전당 인근에 최근 문을 연 커피숍인데요. 커피찾는남자 사무실과도 거리가 가까운 편이어서 이따금 마실을 가는 편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시원시원하고 깔끔한 인테리어와 좌석이었습니다. 예술의 전당 내부에 카페가 있긴 하지만 인근 지역에는 여유 좌석을 가진 카페가 많은 편은 아니었는데요. 프리퍼 정도면 제법 좌석이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콜드브루, 브루잉, 라떼 아트(리플), 에스프레소 등 전문 장비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는 것인데요. 특히나 어느 각도에서 봐도 완벽한 비주얼을 가진 ..

커피와/공간 2017.05.22

페니커피로스터스 @사당

많은 사람이 새것을 좋아하지만, 항상 새것이 좋지만은 않죠. 저에게는 카페도 그렇습니다. 새로 생긴 세련된 카페들을 따라다니는 것이 항상 즐거운 일만은 아닙니다. '왜 이렇게 카페가 많이 생기지?', '전에 있던 그 카페는 망했구나', '오래도록 사랑받는 카페는 없을까?'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문을 연지 좀 된 공간들을 더 많이 찾게 되는 것 같은데요. 사당의 페니 커피 로스터스도 아마 그런 공간일 것 같습니다. 처음 오픈한지는 아마도 4년여 전인데요.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떠난 자리를, 그 공간을 아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2개의 층을 사용하고 있지만, 내부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전체 규모에 비해 커피 바가 차지하는 공간의 비율이 제법 많은 ..

커피와/공간 2017.05.06

카페는 무엇을 위해 벽을 허무나?

봄이 되면 인스타그램의 패션 피플을 흉내 내며 소화하지 못하는 옷으로 억지 멋을 부린 인스타그래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데요. 사람들은 한 눈에도 어울리지 않는 인위적 느낌을 구분합니다. 카페의 인테리어도 딱 그렇습니다. 억지스러운 인테리어를 찾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데요. 요즘 만들어지는 카페들을 보면 벽을 허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잘 어울리는 공간이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은 곳에서도 억지로 벽을 허문 모습을 보면 참 어색합니다. 지금은 리뉴얼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과거 젠틀몬스터 가로수길 쇼룸 정도면, 이건 예술이라고 해야겠죠. 허문 벽뿐만 아니라 공간에 존재하는 사물까지도 멋스럽게 구현해 놓았으니깐요. 그런데 대부분의 공간은 어설픈 따라 하기에 불과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냥..

커피와/공간 2017.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