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공간

커피 마니아를 위한 강력 추천 카페 모음!

Coffee Explorer 2014. 10. 7. 09:55


* 이 글은 패션웹진 Sn@pp에도 동시에 소개되었습니다.


세계 40여개 나라를 돌아다니며 4,000개에 달하는 카페들을 찾아 다녔지만, 한국만큼 수준있고 특색있는 다양한 커피숍들이 한 도시에 모여있는 곳을 찾기는 어려운 일이다.


물론 워낙 많은 프랜차이즈 커피숍으로 인해 수준 미달의 커피를 찍어내는 커피 비전문 카페들도 즐비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커피가 가득한,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도시다.


오늘은 독특한 레시피의 커피 메뉴를 통해 사람들의 입 맛을 사로잡고 있는 특색있는 카페들을 찾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아이스 카페라떼가 맛있는 상수동 ‘CAFE the Blues’


카페라떼야 말로 일반인들이 가장 즐겨 찾는 메뉴가 아닐까? 정말 오랜만에 입에 잘 맞는 카페라떼는 상수동 CAFE the Blues 에서 발견했다. 개인적으로 로스팅에서 2차 크랙을 지난 후 배출하는 강배전 원두를 리스트레또로 짧게 뽑아낸 뒤 적정량의 우유와 혼합하는 스타일의 라떼를 선호하는 편이다. 카페더블루스의 카페라떼는 우유 맛보다 커피 맛이 약간은 강하게 느낄 수 있지만, 캐러멜 같은 쫀득한 맛이 잘 살아있었다. 적당한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긴 여운을 가졌지만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


물론 커피 마니아라면 위 사진을 보며 '깨진 크레마'를 단점으로 지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커피 마니아들이 너무 그런 기준에 얽매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크레마를 깨뜨리지 않고 따뜻한 카페라떼를 잘 만든다는 것은 음료 표면과 하부의 성분을 서로 다르게 만든다는 뜻인데, 그런 음료들은 표면에서는 좀 지나치게 강한 맛이 나고 하부는 좀 맹한 느낌이 날수도 있다. 반면 카페더블루스 방식의 카페라떼는 전반적으로 고른 맛이 난다. 물론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라떼아트 챔피언을 지낸 바리스타 중에도 굳이 라떼 아트를 그리지 않고 이런 식으로 라떼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기본에 충실한 맛을 만들어낼테니 외관에 현혹(?)되지 말고 진짜 맛만을 즐기라는 것이다.


물론 보편적으로는 크레마를 깨뜨리지 않고 카페라떼를 만드는 것을 사람들이 선호한다. 그러나 당신이 진정한 커피 애호가라면 사람들의 상식에서 한 걸음 더 나가보라. 어찌 되었거나 맛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블루스 리듬에 흥겹게 발을 맞추다 보면 굳이 이 카페의 이름이 왜 CAFE the Blues 인지 질문을 던지지 않아도 알 수 있다.


CAFE the Blues 관련 포스팅 보러가기












이런 카페모카는 처음이야! 방배동 커피 프레지던트


커피숍에서 레시피를 만들 때 가장 어려운 메뉴가 있다면 그건 단연 카페모카라고 할 수 있다. 스타벅스가 만들어 낸 메뉴인 카페모카는 초콜릿 맛을 낸다고 알려져있던 모카 하라 원두에서 착안해서 창작되었으며,  오늘 날에는 초콜릿 맛을 내면서 적당히 단 맛을 내는 대표적인 카페 음료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적당한 단맛을 내주어야 하고, 또 초콜릿 맛과 함께 커피 본연의 맛도 잃지 않아야 하기에 바리스타에게 카페모카 레시피는 참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있다.


커피 프레지던트에서 처음 카페모카를 마셨을 때 단 맛을 기대하고 마셨지만 달지 않은 카페 모카 맛에 우선 살짝 놀랐다. 놀라움을 감추며 한 모금 깊이 커피를 들이키는 순간, 부드러운 초콜릿과 가득한 곡물의 느낌이 풍성하게 올라왔는데, 입 안에 남는 초콜릿 맛도 까칠하지 않으면서 입에서 쫀득한 느낌을 주었다. 이런 느낌의 카페 모카는 다른 커피숍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음료에 대한 여러 가지 고민과 시도가 카페모카에서 잘 표현되고 있는 것 같았다.


커피 프레지던트는 방배 카페골목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커피프레지던트 관련 포스팅 바로가기







가장 특별한 커피를 편안하게 만날 수 있는 곳 광화문 나무사이로


광화문에서 세종문화회관 뒷 쪽 한적한 길을 따라 경복궁역 방향으로 이동하다, 사직공원으로 향하는 샛 길을 지나다 보면 서울지방경찰청 옆에 있는 ‘나이사이로’를 발견할 수 있다. 소박한 한옥의 인테리어와 수수한 바리스타들 덕분에 가진 덕분에 광화문을 생활권에 두고 오랜 시간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나무사이로’를 그저 일반 커피숍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나무사이로는 한국에서 가장 희귀한 커피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 대표적인 곳이다.


메뉴판에는 특별한 커피의 대명사 격인 ‘게이샤’와 같은 커피들이 즐비한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커피 회사인 Ninety Plus사에서 공급하는 커피를 이 곳에서 맛 볼 수 있다. 여유가 된다면 얼티미트급의 커피를 한번 마시는 과감한 시도를 해보아도 좋다. 얼티미트급의 커피는 가끔은 너무 강한 개성으로 상대방을 위축시키기도 하지만, 엄청난 커피에 밀려 상대적으로 살짝 저렴한 느낌을 주는 ‘게이샤 줄리엣’은 모든 사람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커피다.


굳이 특별한 커피들이 부담스럽다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도록 하자. 시즌에 따라 다른 블랜드를 사용하는 나무사이로 커피에 실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직접 만든 캐러멜로 만들어낸 캐러멜 마끼아또, 연남동 ‘더블 하모니’


나는 소위 말하는 커피 마니아가 확실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떤 사람들은 캐러멜 마끼아또를 좋아한다. 한국의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메뉴 중 하나인 캐러멜 마끼아또를 한국의 카페들은 너무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캐러멜 마끼아또는 스타벅스에서 판매되는 메뉴 중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가지고 있는 음료다.


캐러멜 마끼아또가 맛있는 카페를 찾기 위해서 여러 사람들의 추천을 받아 한참 동안 발품을 팔아야 했다. 그리고 찾아 헤매던 쫀득한 캐러멜이 올라가 있는 멋진 카페를 마침내 발견했다. 이 곳은 서교동에 위치한 더블 하모니, 매장에는 커다란 로스터부터 산지별 원두를 별도로 갈아내기 위한 그라인더가 10여 대 준비되어 있었다.


산지별 원두에 각진히 신경쓰는 만큼 캐러멜 마끼아또 주문에도 온 정성을 다하는 바리스타의 모습을 보니 마음에 짠한 감동이 있었다. 준비되어 나온 커피를 보며 그 감동은 더 커졌고, 한 모금 마시기 위해 얼굴과 음료의 표면이 가까워지는 순간 직접 만든 캐러멜의 풍미가 무척이나 매혹적이었다. 다만 양이 너무 많아서 식전/후에 먹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듯 했는데 직접 만든 많은 양의 캐러멜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은 상당히 나가는 편이었다. 캐러멜 마끼아또를 추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더블하모니 관련 포스팅 바로가기







항상 같은 맛 대신 매번 다른데 항상 맛있는 아메리카노! 도화동 Fritz Coffee


너무 묵직하면서 깔끔하게 만들어지지 않은 커피를 마시면 왠지 담배를 피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서둘러 양치를 하고 싶어진다. 요즘은 조금 가벼운 느낌의 편안한, 거기에 과하지 않은 약간의 산미가 들어가 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 그런 커피를 마시면 답답한 마음이 시원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무렵 문득 프릳츠커피가 떠올랐다. 마포역과 공덕역 사이의 도화동에 위치한 프릳츠커피는 커피업계의 젊은이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들어진 곳이다. 매장 문을 연지 그리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프릳츠커피는 그 어떤 커피숍 보다도 활기를 띄고 있다.


따뜻한 커피를 한 잔 주문해서 자리로 가지고 왔다. 뚜껑을 여니 크레마가 엷게 드리운 모습이 매혹적이다. 오늘 아메리카노를 위해 사용한 원두는 케냐 프로세스라고 써있다. 곧 있을 바리스타 대회를 위해 로스팅한 고급 원두인데 이걸 그냥 판매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맨~날 달라져요!”라며 바리스타는  프릳츠 아메리카노용 커피 블랜드는 한 종류를 정해서 균일한 맛을 제공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공산품이 아닌 커피에 항상 완벽히 균일한 맛을 요구하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닌가 싶다. 무조건 로스팅을 적절히 태워서 커피 생두의 질과 맛의 편차를 줄이던 시대는 이제 지나갔기 때문이다. 생두의 수확과 수급에 따라 매번 다르지만 그러나 매번 맛있는 커피! 굳이 커피숍이 하나의 블랜드로 항상 균일한 맛을 내야한다는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워 지자.


케냐의 적절한 산미가 혀를 개운하게 만들어준다. 이 블랜드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었다면 산미가 두드러졌겠지만 따뜻한 커피가 더 편안한 계절이 다가오는 10월이라 그런지 산미가 덜 자극적으로 다가온다. 사실 커피는 식으면서 산미가 일정 부분 증가하는데, 사람의 혀도 음료의 온도가 뜨거울 때보다 낮아질 때 신맛을 더 잘 느끼는 경향이 있다. 어찌되었든 커피가 식으면 맛이 더 시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프릳츠커피는 워낙에 빵도 맛있어서 인근 주택가와 회사에서 점심을 해결하러 오는 경우도 많다.


프릳츠커피 관련 포스팅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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