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커피와 로스팅

국가대표 로스터 선발의 여정, 2017 KCRC_1

Coffee Explorer 2017. 5. 15. 19:02

커피와 관련된 대표 직업에는 바리스타와 로스터가 있습니다. 바리스타는 음료를 최종적으로 완성해서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때문에 음료 제조에 대한 기술과 함께 서비스 역량이 중요한데요. 로스터는 커피를 바리스타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맛과 향을 만들어내는 로스팅을 담당하기 때문에, 기술 자체에 대한 무게감이 더 한 직업인 것 같습니다.


커피 산업이 발전하면서 건전한 경쟁과 시장의 성숙을 위해 이들이 역량을 겨루는 대회들이 만들어졌는데요. KCRC(Korea Coffee Roasting Championship)는 그중에서 한국의 국가대표 로스터를 선발해서 세계 대회로 내보내는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WCRC(World Coffee Roasting Championship)은 12월 광저우에서 열리게 되는데요. 2017 KCRC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 되었는지를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대회 공식 로스팅 머신의 선정


한국에는 참 다양한 로스팅 머신이 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실력 있는 로스터라면 하나의 기기를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잘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로스팅 역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다른 로스팅 머신, 생두, 환경에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커피를 로스팅하는 데 성공해야 하겠죠.


한국의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내셔널 바디 역할을 맡은 (사)한국커피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2월 20일, 공식 스폰서 선정 공고가 올라왔는데요. 약 9일간의 접수  동안 로스팅 머신의 제조/수입사들이 스폰서 선정을 위해 제안을 하게 됩니다. 공식스폰서 선정 기준은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지되는데요. 다음의 항목을 점수로 환산해서 최종적인 선정이 이뤄집니다.


*대회 장비 지원, 협회 기여도, 기타(제안서, 기타 조건)




2017 KCRC 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주)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가 선정되었는데요. 다음과 같은 장비와 생두가 이번 대회에 사용되었습니다.


1. 머신(본선용) : S9 [(주)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

2. 머신(예선용) : S7 [(주)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

3. 수분측정기 : SINAR2 [(주)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

4. 색도계 : 컬러트랙 [(주)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

5. 생두 : M · I · Coffee Corp.


스트롱홀드가 공식 머신으로 선정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커피 로스팅 머신들은 열원으로 가스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로스팅 대회 역시 가스 로스터를 사용해서 대회를 치러왔는데요. 전기 열원에 대한 선입견이 없지 않은 로스팅 영역에서 스트롱홀드가 공식 머신으로 선정된 것은 여러모로 의의가 있습니다. 전기를 사용하고, 자동화 기능을 넣는 등 남들이 하지 않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스트롱홀드를 통해 보수적 성향이 강한 한국 커피 산업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보게 됩니다.


스트롱홀드는 이번 대회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S7 & S9 KCRC edition을 준비했는데요. 기존 S7 제품은 로스팅 머신의 내부의 에어와 빈 온도 정도를 알려주는 것에 비해, ROR (Rate of Rise, 온도상승률)과 사용자가 설정한 열원의 강도 등을 확장된 디스플레이에 더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는데요. 로스터의 입장에서는 궁금한 거의 모든 로스팅 진행 상황을 한눈에 확인하며 로스팅을 확인할 수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 일정


스폰서 모집 : 2월 7일-15일

스폰서 선정 : 2월 27일

선수 참가신청 : 3월 14일-19일

선수 오리엔테이션 : 3월 25일

예선대회 : 4월 27일

본선대회 : 4월 28일-30일


이번 KCRC는 위와 같은 일정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선수의 입장에서는 참가 신청부터 예선까지 준비 시간이 충분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선수들의 참가 신청에는 몇 가지 에피소드가 있기도 한데요. 선수로 출전하려고 접수를 시도했다가 단시간 동안 많은 지원자가 몰리면서 결제가 되었지만 결국 취소되고 대회를 출전할 수 없게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한국은 커피 산업 성숙도에 보다 열정 있는 바리스타, 로스터가 많은 편인데요. 그러나 보니 커피 관련 대회에서의 경쟁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심한 편인 것 같습니다. 대회 출전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이 예선을 치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비상시 조직이 장소와 비용 등 모든 부분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내년 대회는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예선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준비가 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회 장소 / 연습실



2015, 2016년 KCRC는 고려직업전문학교에서 열렸는데요. 2017년 대회는 (주)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의 본사 공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대회 준비를 위해서 스트롱홀드는 마이크로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본사 건물에 연습장을 준비했는데요. 출전하는 선수들은 S7을 6타임, S9을 2타임까지 신청해서 공정하게 연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1타임당 3시간)




대회 규정들




예선 규정과 심사

- 그린빈 : 미리 공지된 예선 생두 4종 가운데 대회 당일 1번 선수가 생두를 추첨하는데요. 모든 참가자가 동일한 생두 500g을 지급 받은 후 로스팅하게 됩니다.

- 로스팅 : 공식 로스터기인 스트롱홀드 S7을 이용해서 20분 안에 최소 200g 이상의 원두를 제출해야 합니다. 5대의 로스터가 준비되어 있었는데 순번 추첨에 따라 사용할 로스터기가 결정되었습니다.

- 테크니컬 : 1명의 심사위원이 1인의 선수를 담당해서 투입/배출 온도와 원두 색상(아그트론) 평가하는데요. 선수는 로스팅 시작 전 로스팅 플랜 시트지에 해당 내용을 작성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제출한 내용과 실제 로스팅 결과에 차이가 있으면 감점을 받게 됩니다.

- 센서리 : 선수명을 공개하지 않은 더블블라인드 상황에서 심사위원 4명과 헤드 저지 1명이 커피를 평가합니다.


본선 규정과 심사

- 그린빈 : 사전 공지된 4가지 생두 중에서 대회 시작 전 선수 대표가 추첨해서 싱글 생두를 결정합니다.

- 생두 평가 : 30분의 시간 동안 제공된 기기들을 이용해서 수분 및 밀도, 스크린사이즈를 측정합니다. 

- 샘플 로스팅 : 30분 동안 선수들이 기물과 장소에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 연습 로스팅 : 공지된 것과 다른 별도의 생두 3kg이 공급되고, 30분 동안 로스팅을 할 수 있습니다.

- 프로덕션 로스팅 : 1시간 30분의 시간과 싱글 9kg의 생두, 블랜딩에 사용할 생두 9kg(선수가 요청한 비율에 따라)이 제공됩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로스팅 완료 후 싱글과 블랜딩을 각각 1.5kg 의무적으로 제출합니다.


*대회 출전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면 (사)한국커피협회의 공지사항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대회 규정을 꼼꼼하게 읽어보셔야 합니다.

https://www.kcc-coffee.org/




연습 기간 참관



커피찾는남자 에디터는 연습, 예선, 본선 등 총 4회에 방문을 통해 대회 전체 진행을 둘러 보았습니다. 선수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로스팅에만 전념할 수 있는 좋은 환경 속에서 연습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아래의 링크에서 예선과 본선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http://coffeexplorer.com/582


- 글/사진 : 커피찾는남자(Coffee Explorer) 에디터


떠나기 전에 아래  버튼을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