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와/공간

알베르(Alver) @강남

Coffee Explorer 2016. 10. 24. 19:45

한국 최고의 상권은 단연코 명동과 강남입니다. 명동은 전국 최대의 유동인구를 가지는데 '다국적 쇼핑족'을 위한 상권이기 때문에 내국인들이 자주 가게 되는 곳은 아니죠. 강남은 명동 다음으로 많은 유동 인구를 가지고 있는데요. 인근 오피스 밀집 지역에서 근무하는 '넥타이족' 직장인들과 20대 젊은이들이 쇼핑과 만남을 위해 방문하는 곳입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리테일팀[각주:1])


하지만 생각해보면 홍대나 광화문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강남과 명동을 그리워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싶습니다. 이 지역을 노래로 표현한 곡을 살펴보아도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에는 광화문에 대한 애정이 가득 느껴지는가 하면,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서 강남에 대한 애정까지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강남을 생각하면 주차장과 같은 교통 상황, 엄청난 인파를 뚫고 이동해야 하는 번잡함, 잘 잡히지 않는 택시 때문에 강남에서 약속을 잡는 것을 30대는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30대보다는 2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곳이 강남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는 '강남에서 영혼을 줄만한 곳을 찾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까지 누군가는 제게 말했는데요.




사랑하기 힘든 강남에도 낭만은 있다


강남을 나와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다 보면 항상 발걸음이 향하는 장소가 있는데, 그곳은 바로 강남 CGV 옆에 있는 언덕길입니다. 강남역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확장하던 상권 덕에 이곳 역시 강남의 중심이 된 지 오래죠. 언덕길을 따라 걷다 보면 조금 인적이 한산해지는 곳에 알베르(Alver)가 있습니다. 알베르(Alver)는 소설 '이방인' 등으로 알려진 세계적 문호 알베르 카뮈에서 따온 것인데요. 프랑스식 발음인 그의 이름 Albert Camus를 알파벳을 이용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커피찾는남자 에디터는 강남에서 사람들이 애정을 가지는 카페, 알베르의 특별한 점을 찾아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공간입니다. '도심 속의 정원'이라는 문구는 알베르를 표현하기에 적당한 문구가 아닌가 싶은데요. 이토록 자연이 그대로 실내로 들어온 느낌은 삭막한 강남에 있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큰 공간과 높은 층고가 만들어주는 안정감이, 적절한 구조로 덕분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도 소음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안락한 편입니다. 워낙 많은 좌석이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가장 사람이 많은 주말만 아니라면, 주중에는 항상 편안한 자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음료입니다. 강남의 카페라고 맛없는 커피를 비싸게 파는 곳만 있는 것은 아니죠. 과거부터 알베르는 매우 우수한 생두를 사용한 독자적인 블랜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요. 지난 7월 샵인샵으로 오픈한 알베르 랩은 알베르에서 마실 수 있는 커피의 품질을 한층 더 높여 놓았습니다. 영국 스퀘어마일커피의 원두를 이용한 핸드드립 커피와 함께 잘 관리된 커피 메뉴들을 맛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문화 행사입니다. 알베르의 지하 홀은 평소에는 카페 공간으로 사용되다가도, 한 달에도 여러 차례 특별한 공간으로 변신을하는데요. 패션 행사는 물론 콘서트, 브랜드 쇼케이스, 플리마켓 기부 행사까지 연간 벌어지는 다양한 이벤트들은 손으로 꼽기 힘들 정도입니다.




지난 6월에는 '30(삼십새)'라는 이름의 콘서트가 열렸는데요. 아직은 '서툰어른'인 서른즈음의 청년들을 위로하기 위한 멘토들의 강연과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어우러진 자리였습니다. 공연에서 발생한 모든 수익이 기부되는 행사였기 때문에 알베르 역시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의미있는 기부에 참여했습니다.



이 날 공연 중에는 '응답하라 삼천포'로 알려진 가수 전상근씨가 '걱정말아요 그대'를 열창했는데요. 많은 청춘들이 이 노래를 들으며 눈물흘리고, 공감하고, 위로를 얻어갔던 것 같습니다.





다양한 행사가 많다보니 알베르의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행사 공지가 자주 올라오는 편입니다. 구독하다 보면 가끔 '이건 가봐야 해~'라는 행사가 나타날 겁니다. ^^




정리하며


지금까지 강남역 언덕길에 위치한 알베르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한국에 카페가 많다고 하지만,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사람들에게 휴식과 행복을 전해주는 공간이 많지는 않습니다. 강남이라는 특수한 지리적 상황에서 자신의 장점을 잘 살려서 운영되고 있는 알베르에는 에디터에게도 좋은 공부가 되는 카페 공간이었습니다. 아무래도 공간은 사진보다는 직접 방문해서 경험해봐야 하겠죠? 강남역 인근에서 일정이 있다면 알베르에도 꼭 들러보시길.



- 커피찾는남자 (Coffee 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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