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생각

달 가리킨다고 달만 보란 법은 없습니다.

Coffee Explorer 2016. 2. 11. 07:00

"달을 가리키는데 왜 손가락을 보나?"라는 말이 있죠.


그러나 달 가리킨다고 달만 보란 법은 없습니다. 달 가리키는 손가락에도 관심을 두는 것이 사람이라는 존재이기에 이 역시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달 가리키는 손가락은 가능하면 오점이 없이 깨끗해야 그만큼 효과적으로 달에 시선을 집중시킬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달 가리키는 손가락을 이야기하기 마련입니다. 간혹 손 주인과 같은(혹은 비슷한) 마음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 가리키는 손가락에 묻은 먼지들을 과하게 논하게 보면 손 주인에게 실례가 되기도 합니다. 그것이 실례가 될지 도움이 될지는, 손 주인과 나와 관계 그리고 각자의 태도에 따라 나뉘는 것 같습니다.


조금씩 손가락질에도 경험이 쌓이니 가능하면 깨끗하고 굽지 않은 올곧은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고 싶어집니다. 그러다 보면 점점 손가락 한 번 뻗는 것에도 신중해집니다. 특히 타인의 자잘못을 가리키는 행위에는 책임도 따르게 됩니다. 손가락 하나를 뻗기 위해 같은 달을 가리키는 다른 사람의 견해를 파악하고, 여러 시간 동안 정확한 자료를 찾고 바르게 해석하기 위해 애쓰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물론 신중함이 과해서 가리켜야 할 때를 놓치게 되면 아니 되겠으나, 신중한 손가락에는 그만큼 더한 힘이 실려 많은 이들이 손가락이 가리키는 달에 집중하게 됩니다. 살아가다보니 손가락으로 가리켜 달을 보게 하는 것에도 기술이 있음을 배우게 됩니다.